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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맞벌이 가정이 키운 '가정 간편식'

1980년대 '3분 요리'로 시작한 간편식 시장이 최근 들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정 간편식 시장이 갑작스럽게 커진 배경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가능성은 어떤지 알아봤다.

  • 구성 및 제작 = 뉴스큐레이션팀 심지우

    입력 : 2016.09.27 08:56 | 수정 : 2016.09.27 09:19

    최근 국내 HRM(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 시장은 유례없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5년 기준 국내 간편식 시장의 규모는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간편식 시장이 더 성장해 올해는 2조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정간편식이란,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조리하여 먹을 수 있는 가정식 대체식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음식을 먹을 때 '식재료 구입 → 식재료 손질 → 조리 → 섭취 → 정리'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간편식은 이러한 과정에서의 노력과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는 목적에서 탄생했다.

    국내의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2조원에 육박, 2016년은 2조3000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3528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시장 규모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지만, 그만큼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르익는 간편식 시장, 군침 도네

    국내 간편식 시장은 1970~1980년대 처음 형성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오뚜기의 '3분 카레' 제품. 그러나 국과 탕을 선호하는 한국 고유의 식문화와 가공 기술의 부족 등으로 인해 크게 성장하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간편식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도 한몫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여 맛과 편리함 모두를 포함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했다. 국내 간편식 시장은 유명 쉐프가 식품업체와 손잡고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하고,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고 그에 맞는 기술 개발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쟁이 심화되었다.

    인구 증가율은 정체기이고, 여기에 인구 고령화가 더해지면서 음식료 산업 전반에는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간편식 시장만 갑작스럽게 성장한 배경엔 어떤 요인이 있었을까.

    1인 가구 500만 시대

    간편식 시장 규모가 커진 데에는 '1인 가구'의 증가가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다. 1인 가구는 불안정한 고용·소득수준 저하·여성 고용 확대 등의 경제적인 요인, 교육 수준 향상·초혼 연령 상승·이혼율 증가 등의 사회적 요인, 고령화 심화·남녀 평균 수명의 차이 등의 인구적 요인으로 인해 빠르게 증가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1인 가구 비중은 1990년 9.0%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 23.0%로, 2015년에는 27.2%로 증가하였다. 1인 가구(27.2%)가 2인 가구(26.1%)보다도 많아져 가장 흔한 가구 형태가 됐다. 그다음이 3인 가구(21.5%), 4인 가구(18.8%) 순이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1~2인 가구인 것이다.

    2035년에는 전체의 34.3%가 1인 가구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인 가구의 비중에 비례하여 즉석섭취식품의 생산액이 증가하는 추세도 증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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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늘어나면서, 맞벌이 가정이 증가한 것도 간편식 시장의 성장과 연관이 있다. 1980년 47.6%였던 여성의 경제 참여율은 2014년 49.2%로 증가하였다. 여성의 경제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조리의 간편성이 강조됐고, 이는 자연스럽게 간편식 제품의 소비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맞벌이 가구 비중 역시 점점 증가하고 있다. 2010년 41.4%에서 2015년 43.9%로 상승하였으며 향후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2014년 대비 2015년에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맞벌이 가구 비중이 모두 상승한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간편식 시장은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외부 음식 선호하는 사람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외부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가구당 월평균 식비는 50만9430원인데, 이 중 42%에 해당하는 21만4163원을 외식 및 배달로 지출하고 있다. 특히 가구원 수가 많을수록 신선농산물을 구입해 직접 해 먹는 비중이 높은 반면, 1인 가구는 외식·배달 비중이 41%를 차지하며 전체 외부 음식 구입 비율은 55.1%에 달한다.

    과거에 비해 소비자들의 외부 음식에 대한 거부감 역시 줄어들고 있다. 2015년 기준 즉석조리식품 구입 경험은 74.6%로, 2011년 40.5%에 비해 4년 만에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외식보다 저렴한 것이 매력인 간편식

    현재 간편식 제품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외식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집에서 요리하지 않고 끼니를 때우는 같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간편식을 선택하게 만드는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노동임금의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외식 가격과 간편식 가격의 차이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꾸준한 상승률을 기록하며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인당 GDP 대비 낮지 않은 수준으로 높아졌다. 향후 최저임금 상승이 지속된다고 봤을 때, 인건비가 외식 가격에 고스란히 전가된다면 대체제인 간편식 제품 시장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간편식의 성장 배경과, 일본의 사회구조적 변화를 살펴보면 비슷한 맥락임을 이해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단카이세대(1947~1949년 사이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라는 두터운 인구층이 생겨났는데, 이들의 은퇴 이후, 이혼이나 자식들의 분가가 이뤄지면서 특정 시점에 1·2인 가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또한 높은 근무 시간과 높은 인구밀도로 인한 치열한 경쟁은 젊은 층의 만혼과 출산율 저하를 야기했고, 장기 불황과 육아 인프라 부족으로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라고 불리는 중년 여성의 재취업률 및 고용률이 높아졌다.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율은 아직 일본에는 못 미치지만, 미국과 영국 등과 비슷한 수준까지 도달했다. 미국과 영국의 1인 가구 비율은 각각 28%, 28.5%다. 일본의 1인 가구 비율은 32.7%다.


    일본의 경우 장기 불황으로 외식을 줄이는 대신 간편식을 구입하면서, 가계소비지출 중 요리에 사용되는 신선식품의 비중이 30% 이하로 꾸준히 작아지고 있다. 일본의 간편식은 완전 조리식품보다는 집에서 입맛에 맞게 간단히 조리할 수 있는 반조리제품이 일반적이었지만, 점치 완제품의 판매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간편식 매출이 전체 외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8% 수준으로, 전문가들은 간편식 시장이 보편화된 일본(11.9%)의 수준으로 확대될 경우 약 8조원까지 성장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편의점 간편식 1위는 '도시락'

    간편식 시장을 선두한 건 편의점이다. 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3만여 개의 편의점이 있는데, 이들의 50%가 주택가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간편식 수요가 많은 1인 가구의 수요를 생각할 때, 편의점의 간편식은 성장세가 뚜렷했다. 일본 편의점 역시 도시락이 주요 판매품목으로 올라서며 간편식 시장에서의 높은 경쟁력을 증명해온 바 있다.

    '백종원 도시락'(CU), '김혜자 도시락‘(GS25), '혜리 도시락'(세븐일레븐) 등 편의점마다 특색을 내세운 도시락이 인기를 얻으면서 편의점 매출액 상위 10위 안에 도시락과 같은 간편식이 랭크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편의점 도시락은 '국물' 음식까지 진화했다. 사진은 GS25의 콩나물해장국 도시락·CU의 순대국밥 도시락·세븐일레븐의 김치찌개 도시락 순. /출처= 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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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편식 시장 차지하려는
    유통업체들

    수요가 급증하는 간편식 시장을 잡기 위해 제조업체뿐 아니라 유통업체, 외식업체까지 뛰어든 상황이다. 유통업체들은 성장 둔화세를 극복할 새로운 돌파구로 간편식 PB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2013년 이마트에서 런칭한 '피코크'다. 이마트 전용 브랜드였던 피코크는 최근 소셜커머스 같은 기타 유통채널에도 진출하며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홈플러스의 '싱글즈프라이드', 롯데마트의 '요리하다' 또한 자체 간편식 브랜드로 간편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식품제조업체와 외식업체 역시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와 '햇반' 브랜드를 통해 '컵반' 같은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간편식의 원조격인 '3분요리'를 보유한 오뚜기 역시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놀부, 본죽 등의 외식업체도 자체 간편식을 개발해 매장과 홈쇼핑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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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 음식도 '간편식'

    명절 음식을 모여서 만드는 풍경도 이제 점차 사라질 모양이다. 명절 상차림도 간편식이 접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추석 대형마트에서는 동태전·떡갈비· 동그랑땡·너비아니 등 간편식 판매가 급증했다. 명절에도 혼자 보내는 1인가구를 겨냥한 편의점 간편식도 판매율이 급증했다.

    특히 50대 이상의 주부들이 간편식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차례상을 마련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G마켓이 8월 25일부터 31일까지 일주일 동안 차례상 완제품 주문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추석 전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보다 5060세대의 고객 주문량이 많이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차례상을 가장 많이 구매한 연령은 30대 고객으로 전체의 39%를 차지했다. 5060세대는 각각 18%, 11%에 불과했다. 반면 올해는 50대가 31%로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60대 이상 고객 주문량도 22%에 달했다.

    추석 차례상 온라인 주문 크게 늘어...고객 절반 50대 이상

    앞으로도 '가정간편식' 시장 더 커질 듯

    통계청 추산 2035년 전체 10가구 중 3가구 이상이 1인가구인데다, 여성의 경제 활동 비중과 맞벌이 가구 비중의 증가에 따라 향후 가정간편식의 미래는 밝다. 소비자가 생각하는 과거 간편식의 이미지는 '비위생적이고, 맛이 없다'는 것이 주였으나, 최근엔 맛과 위생 측면의 개선으로 간편식 구매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즉석조리식품 구입 경험은 74.6%로, 2011년 40.5%, 2013년 61.9% 등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가정간편식을 구입하는 연령대는 젊은 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 부족한 요리 시간과 1인가구 소비의 트렌드가 맞물려 간편식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2016년도 식품산업 주요 지표'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다시 뛰자 HMR /삼성증권 조상훈 연구원
    HMR시장의 현황과 시사점 /농식품유통교육원 김동묵 연구원
    광고정보센터(ttp://www.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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