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대국민 사과 "부장판사 뇌물구속 깊이 사과"

입력 2016.09.06 10:08 | 수정 2016.09.06 14:09

양승태 대법원장 대국민 사과/KBS 캡처

양승태(68) 대법원장은 6일 최근 현직 부장판사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것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대법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로, 2006년 조관행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된 이후 10년 만이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긴급 소집된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 “사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끼친 심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앞으로 밝혀질 내용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어 “가장 실망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람은 그동안 묵묵히 사법부를 향해 변함없는 애정과 지지를 보내면서 법관이 우리 사회의 소금이 되기를 절실히 기대하고 믿어 온 국민들”이라며, “먼저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하고 깊은 자성과 절도 있는 자세로 법관의 도덕성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법관이 지녀야 할 가장 근본적인 직업윤리와 기본자세를 저버린 사실이 드러났다”며 “법관 조직의 중추적 위치에 있는 중견 법관이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가 느끼는 당혹감은 실로 참담하다”고 했다. 또 “한 법관의 잘못된 처신이 법원 전체를 위태롭게 하고 모든 법관의 긍지와 자존심을 손상하고 있다”며 “지난해 이어 다시 이같은 일이 거듭돼 법관 전체의 도덕성마저 의심의 눈길을 받게 됨으로써 명예로운 길을 걸어가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 온 모든 법관이 실의에 빠져 있다”고 했다.

인천지법 김모(57) 부장판사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재판 관련 청탁과 함께 1억7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 2일 구속됐다. 작년엔 최민호(44) 전 판사가 사채업자로부터 2억6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올해 8월 징역 3년이 확정됐다.

양 대법원장은 “이런 일이 상식을 벗어난 극히 일부 법관의 일탈행위에 불과하다고 치부해서는 안 되고 우리가 받은 충격과 상처만을 한탄하고 벗어나려 해서도 안 된다”며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일지언정 이 일이 법관 사회 안에서 일어났다는 것 자체로 먼저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하고 깊은 자성과 절도 있는 자세로 법관의 도덕성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양 대법원장은 가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부정을 범하는 것 보다 굶어 죽는 것이 더 영광이다’는 말을 인용해, 법관의 청렴성을 강조했다. 그는 “청렴성은 모든 신뢰의 출발점”이라며, “청렴하지 않은 법관이 양심을 가질 수 없고, 양심이 없는 법관이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없다. 청렴성을 의심받는 법관의 재판은 아무리 법리에 부합하는 결론을 낸다 해도 불공정한 재판으로 매도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이런 일이 한 번이라도 법관 사회에서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그 어느 때보다 예리한 눈으로 우리 내부를 꼼꼼히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대법원장은 마지막으로 “법관은 헌법에 따라 철저한 신분 보장을 받는데, 이는 법관이 자기 통제를 충실히 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오늘 회의에서 문제점을 진단하고 법관의 도덕성에 관한 논란이 일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 내는 데 지혜를 모을 수 있는 회의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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