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라 사방이 다 막혔는데 大選 경쟁은 벌써 열기

조선일보
입력 2016.09.05 03:11

우리 경제가 과거 일본식 장기 침체에 빠지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노동·공공·교육·금융 등 4대 구조 개혁은 사실상 좌초됐다. 지난 7월 나타난 생산·소비·투자의 동반 하락은 경기 부양책 약발이 떨어질 때마다 반복되는 고질병이다. 올 상반기 세계 무역액은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북은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 이제 곧 5차 핵실험이나 핵탄두 소형화 성공 발표가 나올 것이다. 우리는 주민 반대로 북핵 미사일 방어 수단인 사드 하나 배치 못 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사드 반대 입장을 다시 밝혔다. 국회에선 벌써 여당 된 듯 오만해진 야당과 이미 '야당 연습' 하는 듯한 여당이 치고받으며 한 치 앞이 안 보인다. 사방이 꽉 막힌 나라 현실이다.

그런데 유독 내년 대통령선거를 겨냥해 뛰는 주자들만 열기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기선을 잡자 조바심이 난 경쟁자들이 한 명씩 앞다퉈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다.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에 이어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사실상 정계 복귀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각종 사업들을 공약처럼 발표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들썩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이미 뛰고 있다. 호남 지역을 경쟁적으로 찾은 이들은 앞으로 전국을 누빌 것이다.

여당 내에선 김무성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움직이고 있지만, 유력한 주자가 안 보이니 '나도 한번 해볼까' 꿈을 꾸는 중진도 적지 않다고 한다. 여야를 합치면 시도지사만 4명이다. 경우에 따라 홍준표 경남지사까지 가세하면 광역 지방자치단체장 5명이 대선 경쟁에 나서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는 1년 6개월 정도 남아있다. 그러나 여야의 대선 레이스가 본격 시작되면 국정은 관리 모드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어쩌면 불과 몇 달 남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실질적 대통령 임기 중에 경제·안보 위기 타개의 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국정의 중심을 다잡지 못하면 이대로 표류하다가 대선 소용돌이로 다 빨려들고 만다.


[인물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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