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영철 "실적내겠다" 서약… 도발 가능성

    입력 : 2016.09.01 03:00 | 수정 : 2016.09.01 11:55

    "독 오른 김영철, 사이버 테러·탈북자 암살 시도 우려"

    지방서 '혁명화 처벌' 받고 복귀 "김정은에 뭔가 보여야할 상황"
    정부, 김용진 부총리 총살 확인

    1990년대 간첩 출신 윤동철이 對南공작기구의 首長 된 후
    北, 16년만에 '亂數방송' 재개도

    김영철 사진

    북한의 '대남 총책'인 김영철(71·사진)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방으로 쫓겨가 강제 노역하는 '혁명화 처벌'을 받고 최근 복귀했다고 정부가 31일 밝혔다. 북한 교육 담당인 김용진(63) 내각부총리는 회의 중 '자세 불량'을 이유로 지난 7월 총살당했으며, 최휘(61)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도 지난 5월부터 '혁명화 처벌'을 받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김영철은 고압적 태도를 보이고 무리하게 당 통일전선부 권한 확장을 추진하는 등 권력을 남용한 혐의로 혁명화 처벌을 받았다"며 "지난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까지 한 달여간 지방 농장에서 일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영철은 혁명화 과정에서 대남 사업과 관련한 실적이 부진하다는 강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김영철이 실적을 내겠다는 서약서를 쓴 것으로 안다"며 "김정은에게 충성심을 증명하기 위해 대남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최근 해외 우리 국민에 대한 북한 납치나 테러를 우려하는 것도 '대남 강경파' 김영철의 복귀와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영철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지난해 목함지뢰 도발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기념행사 당시 당 고위 간부 중 유일하게 불참해 신변 이상설이 제기됐었다.

    정부는 이날 "북한 교육상 출신인 김용진 내각 부총리가 지난 6월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국회 격)에서 '자세 불량'을 지적받은 뒤 '반당·반혁명 분자'로 몰려 지난 7월 총살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내 서열 50~100위권 정도였다. 김정은의 '공포 정치'가 당·군에 이어 내각까지 파급된 것이다.

    무엇을 받아 적고 있을까 - 북한 최대 청년단체인 ‘김일성·김정일 청년동맹’ 제9차 대회 강연회가 지난 29일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사진은 젊은 군인과 학생들이 강연 내용을 받아 적는 모습.
    무엇을 받아 적고 있을까 - 북한 최대 청년단체인 ‘김일성·김정일 청년동맹’ 제9차 대회 강연회가 지난 29일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사진은 젊은 군인과 학생들이 강연 내용을 받아 적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대북 소식통은 "당시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용진 부총리 외에 여러 명이 자세 불량이란 지적을 받고 보위부에 끌려가 조사를 받았다"며 "김정은 발언 중 졸았거나 비딱한 자세로 앉은 것 등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부는 또 김정은 우상화 등을 담당하는 최휘(61)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선전 사업 과정에서 김정은 지적을 받고 지난 5월 말 이후 지방에서 혁명화 처벌 중인 것으로 파악한다"고 전했다. 최휘는 최재하 전 건설상의 아들로 '북한판 태자당'에 속한다. 그는 작년 12월 김정은 직속인 '모란봉 악단'을 이끌고 베이징을 방문한 적도 있다. 정보 당국은 김영철이 '혁명화' 과정을 겪고 복귀함에 따라 북한의 대남 공세가 더 전투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혁명화는 고위 간부를 지방 농장이나 공장 등으로 보내 혹독한 육체노동을 시키거나 화장실 청소 등을 맡기는 처벌을 의미한다. '정신 차리라'는 의미다.

    김정은이 대남 사업을 총괄하는 김영철에게 '옐로 카드'를 꺼낸 것은 대남 공세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김영철의 손에는 간첩 남파, 요인 암살, 반정부 선동 등을 할 수 있는 조직과 무기가 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사는 "북한이 도발 주체를 알기 어려운 사이버 테러나 사고로 위장한 탈북자 암살 등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공세적 대남 전술이 우려되는 배경에는 '독이 오른' 김영철 외에 남파 간첩 출신인 윤동철이 대남공작기구(문화교류국)의 수장(首長)으로 기용된 것도 있다. 윤동철은 1990년대 초 간첩으로 남파돼 당시 최대 간첩 사건인 남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에 개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간첩 혐의로 체포된 인물 중에 1992년 중부지역당 사건 연루자가 포함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안보 부서 당국자는 "최근 북한은 16년 만에 남파 공작원에게 지령을 내리는 '난수(亂數) 방송'을 재개했는데, 윤동철의 부임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며 "우리 내부 교란을 위한 공작 활동이 국내외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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