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JPO 시험, 새 考試로 부상… '텝스 900 이상' 자격 조건에도 경쟁률 10대1 육박

    입력 : 2016.08.27 03:00

    정부, 10명 내외 선발 파견
    젊은층 해외 근무 선호… 국내파 잇단 합격 영향
    대학원 등 가산점 받으려 준비 최소 몇년 걸리기도

    JPO 시험, 새 考試로 부상…
    국제기구 수습 직원을 선발하는 JPO(Junior Professional Officer·국제기구초급전문가) 시험에 인재들이 몰리면서 새로운 고시(考試)로 뜨고 있다. JPO는 우리 정부가 선발한 10명 내외를 유엔 등 국제기구에 수습 직원으로 파견하는 제도다. 정부는 JPO에게 국제기구 정규직에 준하는 연봉과 복지 혜택을 최대 2년간 지원한다. 1인당 연간 지원되는 비용은 8만~10만달러(약 8950만~1억1200만원)이다. 합격자를 수습 직원으로 채용한 국제기구에서는 연봉의 7~10%를 수수료로 받는다.

    지난해 JPO 경쟁률은 9대 1이었다. 지원 자격에 '텝스 900점 이상'이 포함돼 있음을 감안하면 매우 치열한 편이다.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국제고시(國際考試)라는 별칭까지 생겼다. 국제기구 취업 멘토링 업체에서는 "국제기구에 가려면 무급 인턴십을 거치거나 유엔봉사단에서 5년 이상 경력을 쌓은 뒤 지원할 수도 있지만 채용이 불확실하다"며 "JPO에 선발되는 게 가장 확실하게 국제기구에 취업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시험 과정은 만만치 않다. 공인영어시험 성적순으로 1차 합격자를 가르고 나면 한국어 면접, 영어 면접·에세이 등을 본다. 이때 석·박사 학위가 있거나 정부 부처나 NGO, 정부 간 국제기구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으면 가산점이 붙는다. 프랑스어·스페인어·아랍어 등 유엔 공용어 시험 성적이나 변호사·공인회계사 자격증도 추가로 점수를 얻는 요소다. JPO 학원 중에는 아예 석사 이상의 지원자만 수강생으로 받는 곳도 있다.

    JPO 가산점을 받으려고 대학원에 진학했다는 한 지원자는 "대부분 가산점 요소를 하나 이상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영어는 기본이고 제2 외국어도 사실상 필수"라며 "가산점을 위해 학위를 따거나 경력을 쌓는 기간을 생각하면 준비 기간이 최소 몇 년은 된다"고 했다.

    JPO가 새로운 고시로 떠오른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젊은 세대의 국제 경쟁력이 커졌고 해외 근무에 대한 선호도가 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JPO 선발 초창기에는 "외교관 자녀들이나 볼 수 있는 시험"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엔 선발 인원 중 1~2명 정도는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국내파'가 나오면서 시험에 도전하는 지원자가 늘기도 했다. 한 국제기구 한국위원회 관계자는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 중일 때 붙어야 한다는 말이 돈다"며 "국제기구 내에서도 국력과 정치력이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외교부에서 주관하는 JPO 시험에 합격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합격자들은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UNICEF(유엔아동기금), WEP(유엔세계식량계획) 등 자신이 지원하는 국제기구의 최종 승인을 거쳐야 한다. 파견이 됐더라도 고용 불안이나 험지(險地) 근무가 힘들어 중간에 그만두는 이도 많다.

    1996년부터 2014년까지 선발된 JPO 133명 중 88명만 2년 파견 기간을 모두 마쳤다. 이 중 71명이 국제기구 정직원으로 채용됐다. 결과적으로 최초 선발자의 약 53%만 정규 직원이 된 것이다. 지난해 JPO에 선발돼 아프리카에서 근무 중인 한 직원은 "내년에 어디에서 일할지 확실한 보장이 없기 때문에 더 치열하게 일해야 한다"며 "JPO 선발은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가나로 파견됐던 2013년 합격자는 "전문가·중간관리자급의 한국인 진출은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JPO 파견 이후 국제기구에 정착하기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JPO는 매년 3월 시험 공고가 나서 7월쯤 최종 선발을 마무리하지만 올해는 아직 선발 공고조차 나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규직 채용률을 높이기 위해 JPO 선발 과정에 국제기구가 더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게끔 논의 중"이라며 "외교부에서는 향후 국제기구에 인력을 파견할 계획을 공지하는 역할 정도만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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