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 날개·대형 추진체 심어… 15배 멀리 날렸다

입력 2016.08.26 03:00

[北 SLBM, 4월보다 기술적 진전]

그리드핀, 중심 잡아줘 안정비행… 대형추진체 장착해 거리 늘린 듯
"고급車일수록 변속 부드럽듯 각 발사 단계 매끄럽게 연결"

북한이 25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공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장면에는 미사일 비행 거리를 4개월 만에 30㎞에서 500㎞로 15배 늘린 비밀들이 일부 담겨 있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5일 전날 실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준비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5일 전날 실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준비 장면을 공개했다. 김정은(맨 왼쪽) 노동당 위원장이 잠수함에 탑재되는 미사일을 바라보고 있다. /조선중앙TV
조선중앙TV는 이날 1분 47초짜리 영상에서 SLBM이 물 밖으로 나온 뒤 곧바로 점화해 큰 불꽃을 내뿜으며 올라가는 장면을 공개했다. 지난 4월 30㎞를 날아갈 때보다 미사일 동체가 안정적으로 비행했다. 북한 미사일 전문가인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지난 4월에 비해 점화 타이밍이 빨라지고 전체적으로 연결이 매끄러워 보인다"며 "특히 고체로켓의 추진력이 대단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당초 북한은 액체연료 로켓으로 발사 실험을 했지만 계속 실패하자 지난 4월 처음으로 고체연료 로켓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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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5일 관영 매체를 통해 지난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물 밖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솟구치는 사진과 동영상 등을 공개했다. 이날 SLBM 발사 사진을 보면 지난 4월 발사(아래 작은 사진)와 달리 미사일 동체 아랫부분에 격자형 날개 모양‘그리드 핀’(위 작은 사진)이 달려 있다. /노동신문
지난 4월과 달리 미사일 하단부에 격자형 보조 날개인 '그리드 핀(Grid Fin)' 8개가 부착된 것이 외형상 드러난 가장 큰 변화다. 그리드 핀은 옛 소련이 사용했던 기술로, 미사일 동체의 무게 중심을 잡으면서 공기 저항으로 동체가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한 보조 날개를 의미한다. 지난 6월 발사에 성공한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에도 8개의 그리드 핀이 달려 있었다. 우리나라나 서방 미사일에는 달려 있지 않은 장비다. 군 소식통은 "과거 북한이 시험한 무수단이나 SLBM은 발사 직후 자세 불안정 등으로 공중 폭발한 적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최근 '그리드 핀'을 장착하면서 안정적 비행이 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벤츠 S시리즈 같은 고급 승용차일수록 기어 변속이 부드럽고 배기량이 크다"며 "이번 북한 SLBM이 '콜드 론치(수중 사출 후 물 밖 점화)' 등에서 매끄러운 발사 메커니즘을 선보였고 500㎞를 날려보냈다는 것은 기술적 진전이 상당하다는 의미"라고 했다.

북한이 SLBM 비행 거리를 단기간에 늘린 배경에는 그동안 시행착오를 통해 축적한 미사일 추진체 및 유도 기술도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채연석 전 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북한은 추진체 기술을 계속 개발해왔기 때문에 단시일 내 사거리를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난 4월 30㎞ 비행 때는 소형 추진 기관을 넣어 시험한 것 같고 이번에는 대형 추진 기관을 넣어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엽 교수도 "지난 4월에는 30㎞ 비행 이후 탄두 부분을 고의로 폭발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며 "당시에도 마음만 먹었으면 100㎞ 비행도 가능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북한 매체는 이날 "고각(高角) 발사 체제로 시험 발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을 수직에 가까운 80여도의 고각으로 발사해 1413㎞ 고도까지 올리면서 400㎞ 거리를 비행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SLBM 발사도 50~60도의 각도로 발사돼 약 600㎞ 고도까지 올라갔다가 500㎞를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40도 안팎의 정상적 비행 궤도로 전환하면 1000여㎞(최대 고도 300여㎞)를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탄도미사일이 일본 등을 넘어가 논란을 일으키는 것을 피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어려운 고각 발사를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발사가 진행된 수심(水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잠망경으로 미사일 발사를 볼 수 있는 수심 15~20m 안팎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 원자력 잠수함은 이보다 깊은 수심 30여m에서 미사일을 발사한다.

[키워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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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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