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그동안 잠잠했던 콜레라가 왜 연이어 발생했나?
"폭염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닷물 온도가 예년보다 섭씨 6도 더 올랐다. 콜레라균은 주로 플랑크톤에 묻어 지내는데,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왕성하게 번식한 플랑크톤을 물고기가 먹거나 물고기 아가미 등이 플랑크톤의 콜레라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생선을 날로 먹으면 콜레라균에 감염될 확률이 높아진다."
②환자 두 명 나온 거제 지역만 오염됐나?
"알 수 없다. 지금까지 남해안과 서해안 등지에서 채취한 바닷물 표본 검사에서 콜레라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 해수면 온도가 높아진 남해안 일대에 콜레라균 서식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생선뿐만 아니라 어패류도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③같은 생선을 먹었는데 누군 걸리고 누구는 안 걸릴 수도 있나?
"콜레라균이 생선 몸 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는 것이 아니다. 아가미 부위에 플랑크톤이 닿아 오염될 확률이 높은데, 생선회를 조리할 때 여기에 가까운 부위나 도마 등과 접촉한 회를 먹으면 콜레라균 체내 유입량이 많아 감염 확률이 높다. 콜레라에 감염되려면 100만마리 균이 체내에 침투해야 한다. 적게 들어오면 설사를 일으키지 않는다. 콜레라균에 노출된 사람의 면역력에 따라서도 감염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두 번째 환자는 양쪽 무릎에 인공 관절 수술을 받은 사람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④어떤 사람들이 콜레라에 취약한가?
"콜레라균은 위산에 약해서 위장에서 많이 죽는다. 따라서 위 절제 수술을 받았거나, 제산제를 복용한 사람은 위산이 없어 콜레라균이 잘 안 죽어 감염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⑤콜레라 환자를 통해 2차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이번에 감염을 일으킨 콜레라균의 생물형은 엘 토르(El Tor)인데, 전형적인 콜레라균인 클래식(Classic) 형보다 감염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엘 토르 형은 위산에 더 취약해서 위장 속에서 잘 죽는다. 콜레라 환자를 통해 2차 감염이 생기려면, 환자의 분변이나 손에 묻은 콜레라균이 다른 사람의 위장으로 들어가야 한다. 엘 토르 콜레라균은 개수가 상당히 줄어서 분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2차 감염 확률이 낮다. 지난 2001년 경북에서 콜레라 환자가 142명 발생했을 때도 엘 토르 형이었는데, 그때도 환자를 통한 2차 감염자는 2~3명에 불과했다."
⑥왜 2001년엔 콜레라 환자가 많았나?
"당시엔 음식점 조리자가 콜레라에 걸린 줄 몰랐다. 그 상황에서 조리된 콜레라균 오염 음식을 손님들이 줄이어 먹고 대거 감염됐다. 설사 증상이 있으면 어떠한 경우라도 음식 조리에 나서면 안 된다. 설사 증상이 멈추더라도 이후 이틀까지 음식 조리를 하면 안 된다. 누구나 조리와 식사 전에는 손을 씻어야 한다. 날생선을 처음 취급한 칼과 도마는 교체하고, 음식을 식탁에 올리기 전에는 새로운 칼과 도마를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