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어떤 나라?]

필리핀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7월 1일부터 7주 동안 마약 용의자 1916명이 사살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하루 평균 36명꼴이다.

로널드 델라 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22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756명은 경찰 단속 과정에서 사살됐으며, 1160명은 자경단(自警團) 등의 총에 맞아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80여 명은 목에 '마약상'이라는 팻말을 걸고 처형된 채 발견됐다"며 "모든 죽음이 마약과 관련된 것은 아니어서 경찰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살된 범죄자 중에 40여 명은 마약 범죄가 아닌 강도·개인 분쟁 관련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델라 로사 청장은 "경찰 공무원 300여 명이 마약 거래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라고 했다.

이날 청문회는 필리핀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인 레일라 데 리마 의원이 사법 당국의 마약 용의자 사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마련됐다. 델라 로사 청장은 "70만명에 가까운 마약 범죄자와 판매원이 처형을 피하기 위해 자수했다"며 "비록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단속은 탄력을 받고 있다"고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상원에 "나의 캠페인을 방해하지 말라. 나라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막는다면 그들(상원) 또한 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대해 국제인권감시기구(HRW)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두테르테의 폭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필리핀은 외교·경제적으로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