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VIEW] 죽기살기식 올인… SLBM 손에 쥔 김정은

조선일보
입력 2016.08.25 03:00 | 수정 2016.08.25 08:17

[北 시험발사 500㎞ 비행… 네번 실패 끝 성공]

연내 실전배치 가능… 미사일 방어체계 무력화 우려
4개월만에 비행거리 15배 늘려… 病的 집요함 보여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네 번의 시험 발사 실패 끝에 결국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손에 쥐었다. 물속에서 발사하는 SLBM은 사전 탐지가 어렵기 때문에 우리 군의 북한 핵·미사일 방어 체계인 '킬 체인(Kill Chain)'을 무력화하고, 한반도 전략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

북한은 24일 동해상에서 SLBM을 고각(高角) 발사해 500㎞를 날려보냈다. 군 당국은 북한이 고체 연료를 완전히 채워 정상 각도로 쐈다면 최대 사거리(2500㎞)에 도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르면 올 연말 북한 SLBM의 실전 배치를 예상했다.

김정은은 올 초 자칭 '수소탄 시험'(4차 핵실험)에 이어 핵탄두 투발 수단인 광명성 4호(장거리 미사일·2월), 화성-10(중거리 무수단미사일·6월), 북극성(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8월) 발사에 잇따라 성공한 셈이다. 다섯 번 실패 후 여섯 번째에 성공한 무수단미사일과 마찬가지로 4개월 만에 비행 거리를 15배 늘린 SLBM 성공은 김정은의 병(病)적인 집요함과 승부욕을 보여준다. 통상 서방에서 4~6개월의 시차를 두고 신중히 이뤄지는 미사일 시험 발사를 북한은 수 주일 간격으로 감행했다. 무수단미사일은 하루에 2발을 쏘기도 했다. '죽기 살기식'으로 미사일 개발을 몰아친 김정은의 오기가 작용한 것이다. 이런 속도로 핵·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김정은은 가용 자원을 군수 분야에 '올인'했다. 김정은이 2013년부터 강조한 '핵·경제 병진 노선'이 그 정책적 토양이 됐다. 정부 당국자는 "병진 노선은 핵과 경제를 같이 발전시키겠다는 게 아니라 '내가 핵을 완성할 테니 인민들은 경제를 책임지라'는 얘기"라고 했다. 김정은은 집권 4년 동안 탄도미사일만 33발을 발사했다. 이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집권 18년 동안 쏜 탄도미사일 16발의 2배가 넘는 규모다. 김정은은 탄도미사일 발사에만 1200억원 이상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2400만 북한 주민들이 한두 달 먹을 수 있는 옥수수 구입이 가능한 금액이라고 한다.

최근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핵·미사일 폭주'가 미 본토에 대한 핵 타격 능력을 완성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핵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그 비용 등을 감안할 때 "북한 전략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정상'인 나라를 상대로 할 때 하는 얘기다. 김정은의 막무가내식 핵·미사일 개발은 그냥 두고 보기엔 위험성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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