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마리오' 깜짝 등장… 폐막식서도 치고나온 일본

입력 2016.08.23 03:00

[Rio2016]
아베 총리, 수퍼마리오 변신… 3시간 폐막식을 8분만에 압도

- 총리가 직접 나서… 파격적인 작전
우스꽝스러운 게임 캐릭터로 분장, 이례적으로 직접 도쿄올림픽 홍보

- 치밀하게 계산된… 일본다운 전략
헬로키티·도라에몽 캐릭터 활용, 친근한 전략으로 세계인 관심 끌어
전쟁 가해국을 평화적으로 포장

- 2년 남은 평창은
"돈 많이 쓰는게 능사는 아니다… 창의적 개회식·폐막식 고민을"

리우올림픽에서 일본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여러 번 놀라게 했다. 일본은 리우올림픽에서 종전 최다 올림픽 메달 기록이었던 38개(2012 런던)를 갈아치웠다. 금 12·은 8·동 21개로 총 41개의 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8위)을 제치고 종합 순위 6위에 올랐다. 정점은 육상 남자 400m 계주에서 '번개' 우사인 볼트가 뛴 자메이카에 이어 은메달을 거머쥔 것이었다. '육상 강국' 미국도 일본의 뒤에 있었다.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을 개최하는 일본은 22일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폐회식에서도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본은 주어진 단 8분의 시간으로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정육면체의 모형을 이용해 공연을 펼쳤다.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마라카낭 주경기장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도쿄올림픽 홍보 동영상이 상영됐다. 우경화와 평화헌법 개헌 추진 등으로 주변국들과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일본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얄미울 정도로 유쾌하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해 냈다.

일본은 만화, 게임 캐릭터 등 전 세계인들이 부담 갖지 않고 친근하게 느끼는 대중문화 코드로 홍보 영상을 채웠다. 축구 만화 주인공 캡틴 쓰바사, 만화 캐릭터 도라에몽, 헬로키티와 함께 게임 캐릭터 팩맨이 연이어 등장했다. 문화를 통해 일본의 '소프트 파워'를 강조하려는 전략이었다. 홍보 동영상의 하이라이트는 게임 캐릭터인 수퍼 마리오였다. 1981년 처음 선보인 뒤 200개가 넘는 비디오 게임에 등장한 수퍼 마리오는 동영상에서 일장기에 새겨진 붉은 원을 뜻하는 빨간 공을 리우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동영상에서 일본에 있던 수퍼 마리오는 지구 반대편 브라질까지 관통하는 파이프로 들어갔다. 잠시 뒤 실제 마라카낭 주경기장에 설치된 파이프 모양의 모형에서 튀어나온 인물은 바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였다. 지난 광복절을 포함해 재임 4년 동안 단 한 번도 전쟁 가해국으로 사과하지 않았던 아베 총리는 만화·게임 캐릭터처럼 천진난만하게 수퍼 마리오를 상징하는 붉은색 모자를 쓰고 나타났다. 그 모자에는 도쿄(TOKYO)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그는 "일본 정부는 최선을 다해 도쿄올림픽을 최고의 대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지만 마라카낭 주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열광했다. 2차대전 일본의 피해국이었던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취재진 등만 침묵을 지켰다.

폐막식에는 차기 올림픽 개최 도시의 시장이나 도지사가 참석해 IOC 위원장으로부터 올림픽기를 전달받는 전통이 있다. 2014 소치올림픽 폐막식 때는 차기(2018) 개최지인 평창의 이석래 당시 군수가 기를 받았다. 이날 아베 총리도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으로부터 오륜기를 받은 뒤 깜짝 등장했다. 외신들은 "일본이 총리를 마리오로 등장시켜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는 등의 호평을 내놨다. 그를 '수퍼 아베 마리오'라고 부르는 외신도 있었다.

국내 네티즌도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일본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한 홍보 동영상에 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오히려 2020 도쿄 하계 올림픽에 앞서 열리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일본을 깎아내리기에 앞서 평창도 전 세계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돈만 많이 들인다고 능사가 아니다. 창의적인 개·폐회식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도쿄까진 1431일이 남았지만, 평창은 535일 앞으로 다가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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