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클릭 정치인②조윤선]박 대통령이 3번 발탁한 '朴의 여자'

입력 2016.08.19 16:54 | 수정 2016.08.19 17:56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는 이번 정부에서 세 차례나 요직에 발탁됐다. 정부 출범과 함께 첫 여성가족부 장관, 여성 최초의 청와대 정무수석에 이어 이번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내정된 것이다. 지난 16일 개각 발표 당시 언론은 조 내정자를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의 여자’라고 불렀다.

박 대통령이 ‘회전문 인사’ ‘측근 인사’라는 비판에도 조 내정자를 거듭 기용하는 이유가 뭘까. 조 내정자를 잘 아는 한 여당 의원은 “조 내정자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을 다 갖춘 ‘알파걸’로 보이겠지만 박 대통령 앞에서는 철저하게 ‘그림자’로 처신하는 게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수행 대변인으로 대선 기간 내내 박 대통령을 밀착 수행했다. 사진은 박 대통령에게 조 내정자가 동선을 설명하는 모습./조선일보DB

◇박 대통령 앞에서는 절대 튀지않는 ‘그림자’ 처신

조 내정자는 평소 바지 정장을 즐겨 입는다. 빨간색 재킷과 검은색 바지 차림에 굽이 뾰족한 하이힐을 신고 당당하게 걸어오는 모습을 보면 외국계 기업 여성 CEO(최고경영자)를 연상하게 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 앞에선 다른 모습이 된다. 한 여권(與圈) 인사는 조 내정자가 박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일화를 소개했다.

“조 내정자가 공직에서 물러나 있을 때 한 행사에 참석했다. 눈에 확 띄는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고 나타났다. 다른 참석자가 ‘오늘 행사에 박 대통령이 오신다’고 하자, 조 내정자가 상당히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더라.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대통령 오시는 줄 알았으면 눈에 안 띄는 옷을 입었을 텐데’라고 답하더라. 박 대통령 앞에선 절대 튀지 않는 처신이 몸에 배어 있는 것 같았다.”

◇대선 때 밀착수행, 정상회담 때 퍼스트레이디 역할

조 내정자가 박 대통령과 처음 알게 된 것은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선대위에서였다.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건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수행 대변인에 임명되면서부터였다. 대선 내내 박 대통령을 밀착 수행했다.

한 여당 의원은 “조 내정자는 대선 기간에 박 대통령과 차량으로 함께 이동하며 수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 여성끼리만 나눌 수 있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 내정자는 대선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을 거쳐 이번 정부 첫 여성가족부 장관, 여성 최초 청와대 정무수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내정) 등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조 내정자는 2014년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방한 때 그의 부인 펑리위안과 동행하는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맡은 뒤 ‘박 대통령의 여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는 항상 웃는 얼굴이다. 그를 잘 아는 한 기자는 "한 번만 만나면 누구든지 좋아하게 만드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에 출마한 조 내정자의 모습. /조선일보DB

◇특유의 친화력… “한 번만 만나면 누구든지 좋아하게 만든다”

조 내정자는 항상 웃는 얼굴이다. 장관 시절 국회에 왔다가 기자들과 만나면 늘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나눴다. 친분이 있는 기자들과 저녁 자리에선 폭탄주도 마다하지 않는다.

여권(與圈)을 오래 취재한 한 기자는 “조 내정자는 한 번만 만나면 누구든지 좋아하게 만드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조 내정자는 정부, 국회뿐 아니라 민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흔치 않은 재원이다. 서울 세화여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에 합격해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미국 현지 로펌 변호사를 거친 엘리트다. 여성 임원이 흔치 않던 금융권에서 한국씨티은행 법무본부장 및 부행장에 오르며 주목을 받기도 했었다.

◇두 차례 공천 무산, 정무수석 사퇴

조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18대 총선에 한나라당 비례대표 13번으로 첫 금배지를 달았다. 그 뒤로는 국회 진출이 막혔다.

이번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서울 서초갑에 ‘진박(眞朴) 후보’로 새누리당 공천에 도전했지만 이혜훈 의원에게 경선에서 지는 바람에 공천을 못 받았다. 진영 의원이 탈당하면서 자리가 빈 서울 용산에 조 내정자를 공천하자는 움직임이 여권 내에 있었지만 조 내정자는 “서초갑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고사했다. 이후 다른 지역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 지원 유세를 다니며 좋은 이미지를 남겼다.

조 내정자는 지난 19대 총선 때도 서울 종로에 출마하려고 했지만 당시 친박계가 홍사덕 전 의원을 전략 공천하면서 출마를 포기한 바 있었다.

최초의 여성 정무수석으로 주목을 받았던 조 내정자는 작년 5월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의 국회 처리 지연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청와대를 떠나야 했다. 조 내정자와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간 불화설 등이 나돌았었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는 18대 국회 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으로 활동했고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등 문화 관련 서적을 출간한 문화 전문가이다. 사진은 조 내정자가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모습. /조선일보DB

◇오페라·미술관·만화·애니메이션 두루 꿰고 있는 문화통

조 내정자는 18대 의원 시절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는 등 문화 분야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문화가 답이다’ 등 문화 관련 저서도 잇따라 펴냈다. “문화를 통한 정치야말로 진정한 21세기 정치”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여성가족부 장관 시절이던 2014년 프랑스에서 열린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 일본군 강제동원 위안부를 주제로 삼은 만화와 애니메이션 24편을 선보인 기획전 ‘지지 않는 꽃’을 후원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었다. 앞서 지난 2011년에는 만화진흥법 제정을 주도한 바 있다.

조 수석의 남편은 박성엽 변호사다. 두 사람은 슬하에 딸 둘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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