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 해역인 동중국해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에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강습 상륙함 '본험 리처드'를 투입했다고 인민망 등 중국 언론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최근 이 해역에 무장 해경선과 어선을 대거 보내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중국에 대한 압박 공세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은 작년 5월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해 센카쿠열도 등 도서 지역을 양국의 공동 방위 범위에 포함시킨 바 있다.
미 해병대가 운용하는 이 상륙함은 전투지역에서 육해공 작전을 벌이는 경항모급 공격함으로 전투기와 헬기 40여대를 탑재할 수 있다. 배수량은 4만t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독도함의 2배 이상 크기이다. 공기부양정 3척도 보유하고 있어 상륙작전도 가능하다.
인민망에 따르면 '본험 리처드'호는 지난 6일 모항인 일본 나가사키현 사세보 해군기지를 출발했으며, 14일부터 동중국해 주변 순항에 들어갔다. 순항 도중 탑재하고 있는 수직이착륙 비행기 MV-22 오스프리와 MH-60S 시호크 헬기가 야간 기동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 상륙함 투입이 중국과 북한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해군연구소의 차오웨이둥 연구원은 "본험 리처드에는 F-35 같은 전투기도 6~8대 탑재할 수 있다"며 "최전선에서 존재감과 작전 능력을 과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원룽 중국 군사과학원 연구원은 "군사 도발을 하는 북한에 대한 압박과 함께 한국을 지원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