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3억에 나온 禹처가 땅… 넥슨, 급매물을 153억 더 주고 샀다

입력 2016.08.17 03:15 | 수정 2016.08.17 03:16

[우병우·넥슨 스캔들]

2010년 2월 禹처가땅 급매 광고 "검사 사위가 관리하고 있다"
넥슨, 원래 매입 희망가는 1020억… 3개월 지나선 1326억 제시
당시 전·현직 검찰 간부들 "우병우, 매입 희망자들이 땅값 후려치려한다고 불평"

우병우 민정수석의 처가(妻家)와 넥슨의 강남역 부동산(1020평) 거래와 관련한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거래는 '우병우 문제'의 핵심 사안이다.

◇1173억원에 팔려고 했는데 1326억원에 샀다

넥슨은 우 수석 처가의 강남역 부동산을 1평당 1억3000만원씩 1326억원에 샀다. 넥슨과 우 수석 측 관계자들은 그동안 "우 수석 측은 처음엔 평당 1억5000만원을 제시했는데 넥슨이 1억2000만원에 사려고 해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1억3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부동산 중개업자인 김모씨가 2010년 2월 이 부동산의 매도 희망 가격을 1173억원(평당 1억1500만원)으로 기재한 광고를 한 포털 사이트의 부동산 거래 전문 카페에 올린 사실이 16일 확인됐다.

'서울 강남구 주상복합 부지 급매매'라는 제목의 이 광고는 '소유주 이상달씨는 사망-관리는 사위인 검사가 하고'라고 돼 있다. 이상달씨는 우 수석의 장인이고, 이 광고가 게재될 당시 우 수석은 대검 범죄정보 기획관이었다. 김씨는 본지 통화에서 이 광고를 누군가의 요청을 받고 올렸다고 말했다.

통상 부동산 매도 광고의 가격은 매도인의 의견이 반영된다. 따라서 '1173억원'은 우 수석 측의 의견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부동산업계에선 이 광고 내용이 알려질 만큼 알려진 것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넥슨은 이 광고가 게재된 지 한 달 만인 2010년 3월 우 수석 처가에 평당 1억3000만원씩 1326억원에 땅을 사겠다는 '매수의향서'를 보냈다. 땅을 사려는 쪽이 팔겠다는 쪽에서 제시한 가격보다 153억원을 더 주고 땅을 사겠다고 나선 것이다. 당시 우 수석 처가는 상속세 500억원을 내기 위해 급매물로 내놓았으나 2년 넘게 팔리지 않아 애를 태웠는데 넥슨은 불과 한 달 전 부동산 광고에 내놓은 것보다 더 비싼 값에 이 땅을 사준 것이다.

넥슨은 그보다 3개월쯤 앞선 2009년 12월에 처음 작성한 매수의향서에선 매수 희망가를 1020억원(평당 1억원)으로 적었다. 넥슨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불과 3개월 새 땅값을 300억원 넘게 올려줬다.

◇처가 부동산 거래에 관여한 우 수석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우 수석.
우병우 민정수석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지만 16일 개각(改閣)에서 그의 거취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지난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우 수석. /뉴시스
우 수석은 지난달 18일 입장문에서 "처가 부동산 매매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했다. 그러나 계약 당일 4시간 동안 머물며 계약서를 검토한 사실이 밝혀졌다. 중개업자 김씨가 2010년 2월에 올린 매매 광고에도 '소유주 이상달씨는 사망-관리는 사위인 검사(우 수석)가 하고'라는 대목이 등장한다.

우 수석과 가까운 검찰의 전·현직 간부 여럿은 "당시 우 수석이 땅이 안 팔려서 상속세를 내기 힘들자 국세청에 물납(物納)을 타진했지만 잘 안됐다" "우 수석이 당시 '매입 희망자들이 상속세 때문에 땅을 내놓은 걸 알고 값을 후려치려고만 한다'고 불평했다"고 본지에 말했다. 한 검찰 간부는 "우 수석 스스로 처가 땅 얘기를 하고 다녀서 검사들이 다 알게 된 사실인데 왜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도 했다.


◇우병우와 진경준

뇌물 혐의로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이 우 수석 처가와 넥슨 사이의 강남역 땅 거래에 다리를 놔줬느냐도 이번 사건의 핵심 사안이다. 우 수석은 2015년 검사장 승진 인사 검증을 할 때 진 검사장이 넥슨의 비상장주를 보유해 100억원 넘는 대박을 터뜨린 사실을 알면서도 문제 삼지 않았다. 우 수석은 지난 4월 진 검사장 의혹이 처음 불거지자 '자기 돈 주고 산 게 무슨 문제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진 검사장과 함께 검사장 승진 인사 검증을 받았던 검찰 간부들은 "당시 민정수석실이 검증을 하면서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물어서 귀찮을 정도였다"며 "진경준이 주식을 그렇게 많이 갖고 있었는데 그냥 넘어갔다는 건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검찰 내부에선 진 검사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하고, 요직인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보직(補職)을 받은 것에 '우병우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 전직 검사장은 "검찰 인사권을 갖고 있는 당시 법무장관(황교안 총리)이나 총장(김진태 전 총장)은 진경준 검사장과 함께 근무한 적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였다"며 "그런 진경준이 법무장관의 비서실장격인 기조실장에 발탁된 건 정말 의외였다"고 했다. 현직 검사장은 "원래 진경준과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던 우 수석이 언제부터인지 진경준과 어울리고 끼고 돌았다는 게 검찰 내부의 정설"이라고 했다.

[인물 정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누구?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