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으로 목탄으로 전했네, '평생 뮤즈' 향한 사랑

    입력 : 2016.08.16 03:00

    김종영 '조각가의 아내'展

    1949년 만삭인 아내를 목탄으로 그린 드로잉.
    1949년 만삭인 아내를 목탄으로 그린 드로잉. /김종영미술관
    '한국 추상 조각의 선구자'라 불리는 우성(又誠) 김종영(1915~1982)은 '불각(不刻)의 미(美)'를 추구했다. 불필요한 새김을 절제해 원형의 아름다움을 살린다는 뜻이다. 그의 예술 철학은 아내를 그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의자에 기대거나 아이를 안고 있는 아내를 그린 드로잉은 일부러 무심하게 표현한 듯하다. 세밀한 표현은 생략하고 단순한 선 몇 개로 그린 드로잉도 있다. 무심함 속에서 아내를 향한 남편의 묵묵한 사랑이 전해진다.

    김종영이 생전 아내 이효영(95)씨를 그린 드로잉과 조각품이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는 '조각가의 아내'전(展)에서 공개된다. 1940년대 말부터 30여년 동안 그린 드로잉과 조각, 손 편지 등이다. 경남 창원에서 태어난 김종영은 1930년대 일본 동경미술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 교수를 역임했다.

    평생 함께했던 동반자인 아내는 김종영에겐 뮤즈였다. 생명을 잉태했을 때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임신한 아내를 모델로 세우기도 했다. 세월이 흐르며 화폭에 담긴 아내의 모습도 달라진다. 초기에 그린 아내 그림엔 오똑한 코와 도톰한 볼을 가진 여인이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굵고 단순한 선이 동그란 얼굴과 눈, 코, 입을 대신한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김종영의 추상 조각에는 여인의 두상 연구가 중요한 바탕이 됐다"며 "아내를 그리면서 여인의 인체를 탐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11월 16일까지. (02)3217-6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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