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서재은(37)씨는 남편 건강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40대 초반인데 최근 건강검진에서 '당뇨 의심' 판정을 받아서다. 의사는 "체중부터 줄여라, 특히 뱃살을 빼라"고 충고했다. 풀무원 식생활연구실 남기선 실장(영양학 박사)은 "당뇨, 고혈압, 통풍 등의 대사질환은 복부 비만과 연계돼 발생하는 생활습관병"이라고 했다.

서씨는 남편의 도시락을 싸기로 했다. 외식을 하면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 알 수 없어 체중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밥과 반찬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다. 핵심 노하우는 탄수화물 섭취량 줄이기. 같은 탄수화물이라도 느리게 소화 흡수되는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한다. 천천히 소화 흡수돼야 혈당이 급등하지 않고 인슐린이 과하게 분비되지 않는다. 일시적 저혈당 증세로 인한 식욕 촉진 현상도 없다.

흰쌀이나 밀가루처럼 정제된 탄수화물은 소화·흡수가 빠르다. 반면 현미나 통밀, 보리 등 도정하지 않은 통곡식은 소화와 흡수가 천천히 이뤄진다. 남 실장은 "통곡식에 두부나 양배추, 버섯, 무 등을 섞은 '영양밥'을 지으면 탄수화물 섭취는 낮아지면서 양질의 단백질과 무기질·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어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반찬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소화·흡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우선, ①껍질째 먹을 수 있는 재료는 껍질과 함께 조리한다. 식이섬유가 많아 소화를 지연시킨다. ②큼직하게 썬다. 많이 씹으면 식사 시간을 늘릴 뿐 아니라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 ③너무 익히지는 않는다. 날것이나 덜 익힌 음식은 잘 익혔을 때보다 소화·흡수가 더디다. ④삶기보단 적당량의 기름을 사용한 볶기, 굽기 등의 조리법을 활용한다. 지방은 탄수화물의 소화·흡수를 지연시켜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한다.

여름철에는 땀으로 인한 수분 배출이 많아 탈수가 일어날 수 있고, 체액이 농축돼 혈당치가 높게 나올 수 있으므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생수나 녹차가 좋다. 무가당음료는 설탕·포도당은 없지만 과당이나 올리고당이 들어간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할 것. 후식으로 과일을 곁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당분 함량이 높으니 조금만 담는다.

만들기 쉽고 맛도 좋은 영양밥 세 가지

사진=이진한 기자
쫄깃쫄깃 씹는 맛이 일품인
버섯밥

탄수화물 함량: 31g
열량: 125㎉
현미밥 60g, 새송이버섯 1 1/3개(약 100g), 소금 약간

1.새송이버섯을 사방 0.5㎝ 크기로 썬다.
2. 프라이팬을 달궈 새송이버섯과 소금을 넣고 센불에서 1분 볶는다.
3. 현미밥과 2를 고루 섞는다.

포만감 크고 감칠맛 풍부한
양배추밥

탄수화물 함량: 26g. 열량: 104㎉
현미밥 60g, 양배추 2 1/2장, 물 1큰술, 소금 약간

1. 양배추는 사방 0.5㎝ 크기로 자른다. 소금과 물을 섞어 소금물을 만들어 둔다.
2. 내열 용기에 현미밥, 양배추를 넣고 소금물을 고루 뿌린다.
3. 뚜껑을 덮어 전자레인지에서 3분 익힌다.

부드러운 식감이 기분 좋은
무밥

탄수화물 함량: 26g, 열량: 104㎉ 현미밥 60g, 무 1토막(지름 10㎝×두께 0.8㎝, 약 80g), 소금 약간

1. 무는 사방 0.5㎝ 크기로 썬다.
2. 내열용기에 현미밥, 무, 소금을 넣고 고루 섞는다.
3. 뚜껑을 덮어 전자레인지에서 4분 익힌다.

자료: 뱃살 잡는 Low GL 다이어트 요리책(레시피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