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THAAD)란?]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다수의 한국 학자들에게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반대' 기고문을 청탁하고, 이 중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글만 게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민일보로부터 '사드 기고문' 청탁을 받고 글을 보냈으나, 그쪽에서 '기고문을 싣지 않기로 했으니 양해해달라'고 했다"며 "아마 글의 내용이 현재 중국이 추구하고 있는 정책 취지와 맞지 않은 듯하다"고 전했다.

김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기고문 원문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북한은 핵 무력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 한반도 통일을 추진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고 이는 동북아에 항구적인 안보 불안을 야기할 것" "중국은 한국이 사드를 대(對)중국용이 아닌 대북한용으로 한정하려는 노력을 이해해야 한다" "중국은 한국민이 지닌 안보 불안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인상을 줘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사드 배치 결정의 근본 원인인 북한의 위협을 설명하고 중국에 최소한의 주문을 하는 것조차 중국 당국이 걷어차 버린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앞서 인민일보가 비중 있게 게재한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던 김충환씨의 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언급 없이 중국의 사드 반대 주장을 답습하는 듯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상만 교수는 글에서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는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국민 안위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사드는 대(對)중국 정보를 미국에 제공하는 용도"라고 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 일부 학자들은 인민일보의 청탁을 받았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사드 배치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긴 하지만, 국내 문제를 중국 선전 매체를 통해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또 언론 자유가 없는 중국 매체가 글을 왜곡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