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조차 없는 일본 無人버스… 방향 전환도 척척

입력 2016.08.05 03:00

- 시험 주행 무인버스 타보니
시속 20㎞로 다소 느린 게 단점
탑승자 "먼 미래 일 같았는데…"

"아빠, 왜 운전하는 아저씨가 없어요?"

지난 2일 오후 일본 지바(千葉)시의 한 쇼핑몰 내 공원. 버스에 올라 좌우를 둘러보던 남자아이가 아빠 손을 끌어당기며 물었다. 길이 4m·높이 3m의 아담한 버스 내부엔 케이블카처럼 앞뒤로 좌석만 있을 뿐 운전석도, 운전자도 없었다. '삐빅' 신호와 함께 문이 닫히더니 "출발합니다"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버스는 공원 옆 산책로를 250m가량 움직인 뒤 갔던 길을 돌아와 5분 만에 탑승 지점으로 되돌아왔다. 시속 20㎞도 안 되는 느린 속도였지만 막힘없이 다녔다.

일본 모바일 게임업체인 디엔에이(DeNA)가 지난 1일부터 시험 운행을 시작한 무인(無人) 자율주행차량‘로봇셔틀(robot shuttle)’이 2일 일본 지바시의 한 쇼핑몰 공원을 달리고 있다.
일본 모바일 게임업체인 디엔에이(DeNA)가 지난 1일부터 시험 운행을 시작한 무인(無人) 자율주행차량‘로봇셔틀(robot shuttle)’이 2일 일본 지바시의 한 쇼핑몰 공원을 달리고 있다. /최인준 특파원
이 버스는 일본 모바일 게임업체인 디엔에이(DeNA)가 지난 1일 시험 운행을 시작한 무인(無人) 자율주행차량인 '로봇셔틀(robot shuttle)'이다. DeNA는 프랑스의 자율주행차 개발 벤처인 '이지마일'과 제휴해 이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차량 위에 설치된 센서와 카메라,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차량의 위치와 속도를 스스로 파악해 달린다.

일본에선 운전석에 사람이 앉은 채 자율주행을 하는 차량이 도로를 달린 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아예 운전석조차 없는 무인 자율주행 버스가 일반인을 태우고 시험 주행을 한 건 처음이다. 법규상 아직 자율주행차가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없어 시험 주행은 인적이 비교적 드문 근교 공원에서 이뤄졌다.

직접 타 본 '로봇셔틀'은 속도는 느렸지만 안정적이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도로 가운데를 똑바로 달렸고, 곡선 구간에서도 부드럽게 방향을 틀었다. 막다른 길에선 스스로 멈춰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구로키(42)씨는 "뉴스에서 자율주행차 얘기가 나와도 먼 미래 일 같았는데 직접 타보다니 믿기 어렵다"며 "좀 더 빠른 무인차의 등장도 머지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DeNA뿐 아니라 도요타, 닛산 등 일본의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도 올해부터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시작하는 등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운전석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일반 도로에서 달리게 하는 게 최종 목표다.

지난 5월 발생한 미국 테슬라 차량의 사고에도 일본 내에선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인구 감소로 버스 노선이 폐지되는 시골 지역 등에 무인버스를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해마다 증가하는 고령 운전자나 치매 노인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도 자율주행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점도 일본 기업들의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30억달러(약 3조원) 규모였던 자율주행차 시장이 2025년엔 960억달러(약 107조원), 2035년엔 2900억달러(약 323조원)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워드 정보] 자율주행차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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