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조선] 4인 4색! 기상캐스터들의 수다

    입력 : 2016.08.21 09:52

    날씨 끝에 1분 남짓 잠깐 만나던 기상캐스터를 YTN 웨더&라이프 채널에서는 24시간 만날 수 있다. 뉴스는 물론 다양한 교양·예능프로그램에서 마음껏 끼를 발산하고 있는 기상캐스터 4인의 4색 매력을 들여다봤다.

    생방송을 앞두고 회의가 한창이었다. <캐스터들의 수다>라는 프로그램 제목답게 대본 리딩 중에도 왁자지껄 화기애애한 분위기. 4명의 캐스터는 물론 방송작가와 피디의 얼굴에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수다방

    “학창시절에 1년만 같은 반 하면 친해지잖아요. 저희 캐스터들은 일주일에 거의 6일을 만나요. 그러니 굉장히 친해지죠. 가족 같은 분위기여서 방송이 더 즐거워요.”

    <캐스터들의 수다>는 YTN 웨더&라이프의 날씨 토크쇼다. 기상캐스터 4명이 함께 출연해 현재 가장 핫한 기상현상과 유익한 생활정보를 전달하며 말 그대로 수다를 떤다. 2014년 방송을 시작해 벌써 시즌3가 방영 중이다.

    청일점 김수현 캐스터는 “원래 제가 수다가 심하다. 회사 팀장님이 그 모습을 보고 방송으로 옮겨보면 재밌겠다고 하신 게 시작이었다”고 프로그램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시즌3까지 올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입사 5년 차 유승민 캐스터는 “다른 방송에서는 캐스터들끼리 수다 떠는 모습을 볼 수 없는 데다 몸을 사리는 분들도 있는데, 저희는 그렇지 않으니 더 친근하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 캐스터 4명 중 가장 고참인 이혜민 캐스터는 “수다만 떠는 게 아니라 그날그날 주제에 맞는 정보도 얻을 수 있어서”라고 했고, 아직 20대인 막내 차윤희 캐스터는 “저희가 서먹서먹하고 교류도 없다가 방송할 때만 반짝 화기애애한 게 아니라는 걸 보시는 분들도 아는 것 같다”고 했다.

    이곳은 기상캐스터 사관학교

    방송 일은 기본적으로 끼가 많지 않으면 하기 어렵다. 하지만 보통 기상캐스터들은 뉴스의 끝자락, 그것도 짧은 시간에 정해진 멘트만 하기 때문에 재능과 개성을 발산할 기회가 많지 않은 편이다.

    김수현 캐스터는 “여기서는 시사, 교양, 예능, 라디오까지 여러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캐스터가 발전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그만큼 다양하다”고 했다. 유승민 캐스터도 “다른 방송국으로 옮긴 캐스터들이 가서는 일이 수월하다고 말한다. 그만큼 여기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성장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날씨를 미리 전하는 게 본업이다 보니 고충도 많다. 방송에서 비가 온다고 말했는데 맑거나, 무더운 날씨라고 했는데 선선하면 캐스터들은 거짓말쟁이가 된다. “방송에서 얘기한 것과 날씨가 다르면 항의 전화가 많이 와요. 그만큼 날씨가 중요하다는 거고, 또 관심이 많으신 거라고 생각하죠. 저희도 기상청 분들과 많이 다퉈요. 저희만 알고 있을 테니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 저희한테만 살짝 알려달라고 하기도 하죠.(웃음) 방송 전에 기상청에 전화해서 실시간 예보를 바로바로 반영하는 편이에요.”

    달라진 기상환경, 다양해진 날씨정보

    몇 년 전만 해도 기상캐스터들이 가장 바쁜 계절은 여름과 겨울이었다. 캐스터들 사이에 봄과 가을은 쉬어가며 체력을 쌓는 시기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봄에는 황사나 이른 장마, 가을에는 늦가뭄, 계절을 가리지 않는 미세먼지까지 기상환경이 많이 변했을뿐더러 날씨와 관련해 전달해야 할 정보의 종류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시청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가 많아졌어요. 기상캐스터들은 날씨 원고를 직접 쓰는데요. 황사 수치나 미세먼지 농도도 자세히 적게 되었죠. 작년까지만 해도 여름에 더우면 온도만 전달하면 됐고 그게 다였어요. 그런데 기상청에서 오존주의보나 안개주의보와 같이 다양한 정보가 나오니까 저희도 그걸 방송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시청자들도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올해 8월 날씨의 특징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캐스터들은 “올 장마기간에는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가 많았는데 장마가 끝난 후에도 국지성 호우가 내리는 지역이 있을 것”이라며 “태풍은 한 차례 정도 오겠지만 라니냐의 영향을 받아 강력한 태풍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피해 대비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젠 정말 방송인 유승민(31)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고 배우로도 활동했었다. 기상캐스터로 방향을 전환하게 된 계기는?

    소속사가 없어지면서 내 꿈도 같이 없어지게 됐다. 1년 정도 백수생활을 했는데, 부모님께서 연기와 그나마 비슷한 방송 일을 배워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셨다. 꼭 방송진행자가 되라는 게 아니다, 네가 가기 싫은 날은 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으로 다녀보라고 하셨다. 연기를 할 때는 일이 너무 안 풀렸는데 아카데미를 다니면서는 일이 잘 풀렸다. 안동MBC를 거쳐 여러 방송 일을 하다가 이 회사에 들어왔다.

    새로운 일에 적응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처음 1년 정도는 너무 힘들었다. 톤이 달라서 오히려 연기를 했던 게 방해가 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연기할 때는 매니저가 있었지만 직장생활을 하며 나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니 버거웠던 것 같다. 그런데 1~2년이 지나고 나서는 이 일을 하기 위해 연기생활이 거기까지였던 거라고 받아들이게 됐다.

    날씨 원고를 직접 쓴다. 내용이 정해져 있으니 표현의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을 것 같다.

    방송마다 똑같이 쓰기 싫어서 많은 것을 참고한다. 소설책을 봐도 날씨 얘기는 항상 있다. 핸드폰에 저장을 해놓으면 언젠가 써먹는다. 댓글이나 트위터에 사람들이 올린 멘트를 보면서 힌트를 얻기도 한다.

    분위기 메이커 김수현(35)

    방송 중에도 농담을 참 많이 한다. 엄청난 장난꾸러기 같다.

    외가 쪽 친척들이 옆집 옆집에 모여 산다. 항상 모여서 김장도 같이 하고 시장에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그렇게 자랐다. 이모들, 누나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장난도, 말도 는 것 같다.

    사춘기를 심하게 겪었다던데.

    어머니가 엄하셨고, 학원도 많이 보내셨다.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사춘기가 극대화됐다. 그때 연기자가 되고 싶어 연기학원을 다녔고 아역배우로 활동했던 게 사춘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 어머니께서 “나중에 유명한 사람이 될 수 있는데 그렇게 열심히 안 하면 되겠느냐”고 말씀하셨다. 그게 정신을 차리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방송인으로서의 목표는?

    즐겁게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병맛날씨>라는 1분 드라마를 제작하고 연출하고 있는데 아주 재밌다. 360도 카메라로 날씨를 중계하는 것도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정보를 재미있게 제공해드리는 게 목표다. 또 기상캐스터를 넘어 기상기자가 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언젠가 은퇴할 때 후회가 없었으면 좋겠다.

    차분한 맏언니 이혜민(32)

    차분하고 안정적인 음색이 인상적이다. 미술을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방송 일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중학교 때 방송반 활동을 했다. 대학 졸업 후 유학을 갈지 취업을 할지 다른 길을 찾을지 고민하던 중에 우연한 기회로 리포터를 하게 된 것이 지금으로 이어졌다.

    방송 진행은 스스로 좋아하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일 같다. 이혜민 캐스터에게 방송의 매력은 무엇인가.

    사실 정말로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하기 힘든 직업이다. 안 좋은 개인적 감정을 털어내고 방송을 해야 하는데 컨트롤이 되지 않으면 가면을 써야 하고, 그렇게 밝은 척을 하다 보면 스스로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송 하는 친구들 중에 천성이 밝은 친구들이 많다. 또 방송 일에 적응하다 보면 성격도 밝게 바뀌는 것 같다.

    기상캐스터를 하며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어려운 날씨 관련 용어들을 어떻게 하면 쉽게 풀어드릴까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또, 다른 곳에서는 녹화 방송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우리는 생방송을 정말 많이 한다. 항상 긴장하고 있어서인지 그 긴장이 풀리는 순간 몸이 아프더라. 체력이 달리지 않게 잘 관리해야 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결혼?(웃음)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싶다. 말이 잘 통하고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면 좋겠다.

    발랄한 긍정왕 차윤희(29)

    공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방송인이 됐다.

    학교 홍보대사 활동을 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일이나 MC를 보는 일이 잦았는데 그게 즐거웠다. 같이 활동했던 친구들 중 여자가 6명이었고 그중 4명은 아나운서를 꿈꿨다. 지금은 나만 방송 일을 하고 있다.

    방송을 하며 배운 것이 있다면?

    방송을 하면 사적인 감정에 치우칠 수 없고 힘든 게 있어도 내색을 할 수 없다. 처음에는 그걸 조절하는 게 힘들었다. 신입 때는 혼나는 일도 많은데 울고 들어와서도 웃으며 방송을 해야 하니까.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을 방송으로 배운 것 같다.
     
    생방송을 하며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특히 아이들이 많은 곳에서 중계방송을 할 때는 돌발변수가 많다. 물놀이 장소에 가면 더욱 심하다. 요즘은 원고를 스마트폰으로 보며 방송을 하는데, 수영장에서 한 아이가 물을 잔뜩 떠 와서 핸드폰에 들이부은 적도 있다.(웃음) 석촌호수에서 중계를 했을 때는 대낮이었는데 엄청 취하신 할아버지가 계속 술주정을 하셨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나중에는 기운이 다 소진되셔서 옆에서 코를 골고 주무셨다.(웃음)

    여가시간에는 무엇을 하나.

    운동으로 골프를 한다. 사람들 만나서 수다 떨고, 구경 다니는 것도 좋아한다. 요즘에는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요리에도 관심이 생겼다. 건축을 전공했고 인테리어 공부를 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가구 제작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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