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時·재난 대비용 디젤기관차 부족… 낡으면 폐차하는데 구입은 안 해

조선일보
입력 2016.08.01 03:00

2020년엔 57대 부족할 듯

비상사태 및 전시 대비량 확보 못하는 디젤기관차
전시(戰時)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정부가 확보해 둬야 할 디젤기관차가 올해 3대를 시작으로 오는 2020년까지 57대나 부족해질 것이라는 정부 용역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재 코레일이 보유한 디젤기관차가 노후화해 점차 폐차되고 있지만 신규 기관차 도입을 위한 재원 마련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대로 가면 법이 정한 물량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사태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철도기술연구원이 국토교통부 의뢰로 지난해 수행한 '전시 디젤기관차 소요량 산정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시 상황 등에 대비해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할 디젤기관차는 총 227대로 조사됐다. 현행 비상대비자원관리법엔 전시·재난 등 상황에서 발전소 파괴나 전차선 단선 등으로 전기 공급이 불가능해 전기기관차를 운행할 수 없는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민들을 대피시키거나 군 장비·구호물자·병력 수송 등을 위해 일정 규모의 디젤기관차를 보유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국토부가 구체적인 디젤기관차 규모를 산정한 결과 적어도 227대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문제는 현재 코레일이 보유한 디젤기관차(233대) 가운데 9대가 노후화로 폐차될 예정이어서 법정 보유분보다 3대 부족해지는 상황이 올해 당장 벌어지는 것이다. 여기에다 오는 2020년까지 매년 4~25대가 폐차되면서 부족 물량이 해마다 늘어 2019년엔 32대, 2020년엔 57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신규 디젤기관차 도입 작업은 1대당 58억원 정도인 재원을 누가 부담할지 등을 놓고 정부와 코레일 간 이견이 노출되면서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코레일 측은 "국가적인 비상 상황에 대비해 디젤기관차를 구입하는 것인데 국가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인 반면 기획재정부는 "신규 철도 노선에 디젤기관차를 투입하지 않을 경우 지원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금까지 신규 철도 노선에 투입되는 열차 구입비용은 정부와 운영자(코레일)가 절반씩 분담해왔지만, 기존 노선 운행 열차를 폐차한 후 새로 구입할 때는 운영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해왔다는 이유에서다.

철도 전문가 A씨는 "디젤기관차를 신규 구입하더라도 3년은 시험 운행을 한 뒤에 실제로 운행해야 한다"면서 "올해 신규 기관차 구입을 결정하더라도 향후 수년간은 법정 보유분을 못 채우는 상황이 벌어져 비상사태가 벌어지더라도 국민 대피 등 국가의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후화한 디젤기관차가 환경을 오염시키고 승객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토부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코레일이 보유한 디젤기관차 233대 중 대부분(208대)은 미 환경보호청(EPA) 기준보다 미세 먼지는 4~21배, 질소산화물은 3~13배가량 배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레일 보유 디젤기관차 중 차령이 30년 이상이 15대, 25~29년 9대 등 총 24대가 내구연한(25년)을 넘겼지만 연장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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