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임펄스2의 기적...태양광만으로 16개월만에 지구 일주 비행 성공

입력 2016.07.26 18:21 | 수정 2016.07.26 18:24

 

솔라임펄스2/로이터 연합뉴스

7월 26일은 인류 비행사에 기념비적인 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기름 한방울 쓰지 않고 오로지 태양광(太陽光) 동력만으로 작동하는 비행기 ‘솔라임펄스2’가 1년 4개월의 대장정 끝에 지구를 한바퀴 돌아 출발지였던 아랍에메리트(UAE)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지난해 3월 9일 UAE 아부다비에서 비행을 시작한 솔라임펄스2가 26일(현지 시각) 새벽 최종 목적지 아부다비로 돌아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솔라임펄스2는 505일 전 아부다비를 출발해 오만 무스카트→인도 아메다바드→미얀마 만달레이→중국 난징→일본 나고야→미국 하와이·피닉스·뉴욕→스페인 세비야→이집트 카이로 등 총 16곳을 거쳐 총 4만 2000km를 비행했다. 그동안 석유는 단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았다.

솔라임펄스2는 태양광 비행기 제작사 솔라임펄스에서 만들었다. 스위스 탐험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베르트랑 피카르와 억만장자 사업가 앙드레 보슈베르가 2003년 세운 회사다. 말 그래도 석유 대신 태양광을 이용해 날아다니는 비행기다. 연구 개발에만 10년 넘게 걸렸다.

피카르와 보슈베르는 이번 여행에서 1인용인 이 비행기를 번갈아 조종했다. 이날 마지막 비행(카이로~아부다비 구간)을 마친 피카르는 “미래는 깨끗하다. 미래는 당신이다. 미래는 지금이다. 더 이룩하자”며 청정에너지의 필요성과 의미를 역설했다. 이들의 귀환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축하객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보슈베르도 성명을 통해 “재생에너지와 청정 기술 덕분에 세계일주 비행을 하게 됐다”며 “재생 가능 에너지를 이용해 더욱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냈다”고 감격해했다.

솔라임펄스의 세계일주를 성공적으로 마친 베르트랑 피카르(58) 회장과 앙드레 보르슈베르그(63) 최고경영자(CEO)/EPA 연합뉴스

태양광 비행기는 기름을 사용하는 다른 비행기보다 제약이 많다. 밤에는 해가 뜨지 않고, 구름이 많거나 비가 와도 에너지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당초 솔라임펄스2의 세계일주에는 5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1년 4개월이 걸렸다.

솔라임펄스2는 지난해 5월 30일 위기를 맞았다. 중국 난징에서 미국 하와이까지 구간의 비행에 나섰지만 도전하자 마자 기상악화 때문에 일본 나고야에 긴급 착륙했던 것. 이후 나고야에서 기체를 수리하는 데만 한 달이 소요됐다.

결국 6월 28일에야 나고야를 떠나 하와이 칼렐루아로 향했다. 이때 4일 21시간을 비행하는데 성공해 세계 최장 무착륙 비행을 세웠지만, 배터리 과열로 수리에만 또다시 10개월이 걸렸다.

솔라임펄스 구조와 세계일주 노선/조선일보DB

솔라임펄스2는 낮 시간 동안 끌어모은 태양 에너지를 최대한 저장하기 위해 양쪽 날개 길이를 72m로 길게 만들었다. 수백명이 탈 수 있는 점보여객기 보잉 747의 날개 길이(60~68m)보다도 긴 것이다.

이 긴 날개 위를 1만7248개의 태양 전지판이 덮고 있다. 이 전지판으로 태양광을 받아들인 뒤, 4개의 프로펠러를 돌려 에너지를 생산한다.

탄소섬유로 동체를 만들어 무게는 대형 승용차 수준인 2300㎏ 정도 밖에 안된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들의 프로젝트를 응원했다. 반 총장은 마지막 착륙을 앞뒀던 피카르에게 직접 화상전화를 걸어 “당신의 용기에 깊은 감탄과 경의를 표한다”며 “오늘은 당신뿐 아니라 인류에게 역사적인 날”이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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