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사드 반대파의 '중국 환상'

조선일보
  • 지해범 동북아시아연구소장
    입력 2016.07.25 03:14

    지해범 동북아시아연구소장 사진
    지해범 동북아시아연구소장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전 통일부장관), 이재명 성남시장,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최근 신문과 페이스북을 통해 사드 불가론을 열심히 전파하는 인사들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사드 때문에 대북 제재 공조가 깨지게 됐다"고 비판한다. 이 연구원은 신문 기고문에서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은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로 돌아설 것이고, 대북 제재 전선은 급속히 이완될 것"이라고 했다. 이 주장이 성립하려면 중국은 사드 결정 이전에는 대북 제재를 성실히 이행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중국은 과연 그랬을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팀이 2013년 펴낸 '북중 접경지역 경제교류 실태와 거래 관행 분석'이란 보고서는 이 질문에 "노(No)"라고 답한다.

    연구팀은 먼저 '중국은 대북 제재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북한 정권의 기반 약화를 야기할 수도 있는 강도 높은 제재 이행은 원치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어 '북·중 간 관행화된 현금 거래와 불법 자금 은닉, 허술한 통관 검사는 거래 금지 품목의 반입과 북한 권력기관의 비자금 확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민수용에서 군수용으로 전용 가능한 통신장비·센서·항법장치 등 이중 용도 품목(dual-use goods)이 접경 지역의 비공식적 거래 방식으로 제한 없이 반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일연구원 배종렬 박사팀도 2003~2015년 세 차례 핵실험으로 북한이 고립되던 시기 중국 동북3성의 154개 기업은 북한과 자원개발, 항만건설 등 굵직한 사업 계약을 체결, 북한 경제난에 숨통을 터주었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북 제재는 시늉일 뿐이고 실제로는 북한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뒷문을 열어두었다는 뜻이다. 북중은 예나 지금이나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관계다. '사드 때문에 대북 공조가 깨진다'는 주장은 전제부터가 틀렸다.

    사드 반대파의 또 하나 주장은 '사드가 대북용이 아니라 중국 감시용이고 사드를 도입하면 미·중 전략 싸움에 말려들어 한반도가 전쟁터가 된다'는 것이다. 사드가 미·중 전략 싸움에 그렇게 중요하다면 중국은 2006~2013년 일본에 탐지 범위 2000㎞의 사드 레이더 2기가 배치될 때 펄쩍 뛰었어야 했다. 그때 침묵한 중국은 탐지 거리가 훨씬 짧은(800~1000㎞) 한국 사드만 문제 삼고 있다. 중국은 사드가 자국 견제용이라 주장하지만, 한·미(韓美)가 레이더 방향을 틀면 하늘에 떠 있는 중국 위성이 이를 잡아낼 수 있다. 마치 미국 위성이 북한 핵실험 징후를 찾아내는 것과 같다. 즉 성주에 배치될 레이더는 중국 견제용이 아니고, 그런 마음을 먹으면 금방 들통나게 돼 있다. 게다가 중국은 지린성과 푸젠성 등지에 최대 탐지 거리 5500㎞의 레이더를 두고 한반도와 일본을 샅샅이 보고 있다. '나는 되고 남은 안 된다'는 것이 중국식 논리다.

    국내 사드 반대파는 중국의 이런 패권적 행태를 비판하기는커녕, 경제 보복 가능성을 들먹이며 중국 비위를 맞추자고 한다. 경제적 손실은 잠시 배고프게 할 뿐이지만, 안보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사드 반대파가 '중국에 대한 환상'을 깰 때 사드 논의도 합리성을 회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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