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목표가 원동력… 계획대로 움직이다보면 도착"… 행정고시, 사법·회계사 시험 '최연소 합격' 이뤄낸 비결은

입력 2016.07.25 03:00

다양한 독서·경험 통해 목표 발견
방대한 학습량, 개념 이해가 우선
조급함은 금물… 자신과 경쟁해야

남보다 한 발 앞선 이들에겐 어떤 비결이 있을까. 지난해 행정고시·사법시험·공인회계사 시험 등에서 최연소로 합격한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합격 노하우를 들어봤다. 남보다 빨리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뚜렷한 목표 설정, 체계적인 계획 등 그들만의 방법이 있었다. 다만, '빠르다'에 대한 강박은 금물이라고 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긍정을 마음에 새기고 성과에 대한 조급함을 버렸다. LTE급 세상에 자기만의 속도로 최연소 타이틀을 거머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목표설정과 동기부여

5인은 남보다 빠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뚜렷한 목표 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체적으로 목표를 정하고 나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비교적 오랜 시간을 공부하는 동안에도 꾸준히 공부할 수 있게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20세의 나이로 행정고시에 합격한 송동원(21)씨는 어려서부터 일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가치를 중요한 직업 선택 기준으로 뒀다. 평생 가져야할 직업이기 때문에 그 일을 하면서 남을 돕고 자신은 행복할 수 있는지를 중히 여겼다. 송씨는 경제학과에 진학하면서 사회 문제의 근본 원인이 경제에 있다고 생각했다. 경제 정책을 만들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무원이 되겠다고 다짐한 계기다. 그는 "공직에 있지 않으면 이루기 어려운 꿈이기에 시험 응시 동기가 뚜렷했고 절실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고 했다.

홍광범(23)씨는 지난해 최연소로 사법시험을 통과했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서 여러 전공과목을 공부하던 중 법과 관련한 과목을 듣고 흥미를 느꼈다.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확신은 사법시험에 도전하는 순간부터 합격할 때까지 내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사법시험이 곧 폐지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도전하고, 수험 생활 동안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법조인이 되겠다는 뚜렷한 목표 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김동현(연세대 경영학과 3), 노건우(KIST 선임연구원), 송동원(서울대 경제학부 3), 양경민(한국과학영재학교 1), 홍광범(서울대 자유전공학부 4).
(왼쪽부터) 김동현(연세대 경영학과 3), 노건우(KIST 선임연구원), 송동원(서울대 경제학부 3), 양경민(한국과학영재학교 1), 홍광범(서울대 자유전공학부 4).
◇개념 이해와 암기는 상호보완적 관계

암기와 개념 이해는 학습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러면서도 개념을 먼저 이해해야 암기가 수월하다는 데에는 5인 모두가 동의했다.

2015년 최연소 공인회계사인 김동현(22)씨는 "시험에 합격하려면 방대한 학습 내용을 기억해야 한다"며 "개념 이해가 선행돼야 더 효율적으로 암기할 수 있다"고 했다. "각 과목의 중요한 논리를 이해하고 세부사항을 공부해야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자연스럽게 응용력도 생기고요. 개념 이해를 완벽히 했다면 여러 번 반복하며 암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씨 역시 암기의 중요성과 함께 개념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하려면 한정된 시간 안에 자신이 알고 있는 점을 논리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홍씨는 이 때문에 "암기가 필수적"이라면서도 "개념을 전반적으로 이해해야 무작정 암기하는 것보다 효과가 높고 어떤 문제에 특정 쟁점(개념)을 적용할지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일부는 경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노건우(27) 연구원은 지난 5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 연구원에 임명됐다. 노 연구원은 카이스트에서 1학년을 마칠 때 연구실 생활을 체험했다. 보통 한 연구실만 경험하는 평범한 학생들과 달리 서로 다른 연구실 네 군데를 찾았다. 그는 "MIT 석사 첫 학기 때 연구실을 둘러보고 다양한 논문을 살펴보면서 무엇을 연구할지 정하기만 했다"며 "경험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보면 뚜렷한 목표 설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양경민(13)군은 중 1이던 지난해 18.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한국과학영재학교에 합격했다. 양군은 초 1 때 500여 권의 책을 읽을 정도로 독서를 많이 했다. 양군은 "독서를 하면서 내가 수학을 좋아한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학원은 다니지 않았지만 물건을 살 때 방정식 개념을 배우는 등 좋아하는 수학에 푹 빠져 살았다"고 전했다.

◇성과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버려라

김씨는 수험 생활 내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감을 잃고 불안해하면 결국 시험 결과 또한 부정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공부할 양이 매우 많은 시험의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잊어버리는 내용이 많고 이때 자신감을 잃으면 악순환이 이어진다. 김씨는 "자신감이 부족하면 공부할 의욕도 떨어지고 긴 수험생활을 견디기 힘들어진다"며 "시험장에서 어려운 문제를 만날 때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본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 연구원은 "조급함을 버리라"고 조언했다. "처음에 MIT에 갔을 때 천재들을 몇 명 봤어요. 이들을 보면서 열등감도 들었는데 지나고 보니 그런 학생들은 전체의 1% 정도에 그치더라고요. 연구하면서 실패를 거듭할 때도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 버리려 노력했어요. 성공하기까지는 분명히 실패를 몇 번씩 거쳐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렇게 연구를 계속하다 보니 새로운 이론을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양군은 '남과의 경쟁'보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주문했다. 남과 비교하고 경쟁심을 가지면 스트레스를 받고 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남보다 잘하려는 것보다 자기 자신의 성장 등을 목표로 삼고 즐겨야 꾸준하게 공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즐기면서 공부하려 노력했다"며 "덕분에 보람도 느끼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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