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측근 의혹, 공천 개입 문제가 다 '저항·비난'이라는 대통령

조선일보
입력 2016.07.22 03:19 | 수정 2016.07.22 10:19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며 "여기 계신 여러분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 가지 마시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나가 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자리에서 나왔다.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를 둘러싼 국론 분열 상황, 북의 미사일 위협으로 인한 안보 위기 상황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우병우 민정수석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고 대통령이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를 모두가 궁금해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날 발언 속에는 우 수석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의중도 담겨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우 수석에 대한 의혹은 그의 처가와 넥슨 측이 1326억원의 부동산 거래를 한 것이 정말 우연이냐는 의심에서 출발했다. 넥슨의 뇌물을 받아 횡재한 진경준 검사장이 우 수석의 측근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여기에서 나아가 본인과 가족들의 부적절한 행태도 연일 밝혀지고 있다. 이런 사람이 앞으로 있을 헌법재판소장, 대법원장 등 중대한 자리에 대한 인사 검증을 할 수 있겠느냐는 심각한 의문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이 모든 문제 제기를 그저 '저항'이나 '비난'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며칠 전엔 총선 당시의 정무수석이 새누리당 공천에 직접 개입해 회유하고 정부의 공직 감찰 자료를 들먹여가며 협박성 말까지 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친박들과 청와대 정무수석의 당내 공천 개입이 사실로 드러났는데도 대통령이 유감을 표하지 않고 오히려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다"고 반발했다. 총선을 그르친 오만과 아집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

따지고 보면 지금 대통령이 처한 난국은 자초(自招)한 측면이 많다. 이 같은 사실을 모두가 아는데 대통령 자신과 소수 친박 세력만 모를 뿐이다. 박 대통령의 여당 내 편 가르기와 편중 인사,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것을 굴복으로 여기는 태도를 지금이라도 바꿔야 한다.
[인물 정보]
'우병우 거취' 친박·비박 서로 다른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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