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기자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진 나향욱(47) 교육부 전 정책기획관에 대해 19일 파면이 확정됐다. 파면은 공무원에 대한 징계 중 가장 강도가 높은 중징계로, 공무원 임용이 5년간 제한되며 퇴직금이 절반으로 줄고 연금은 본인이 적립한 금액만 돌려받을 수 있다.

인사혁신처는 나 전 기획관에 대한 교육부의 징계 의결 요구서를 접수한 지 6일 만인 19일 오후 중앙징계위원회를 열고 파면을 결정했다. 중앙징계위는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킨 점, 고위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품위를 크게 손상시킨 점 등을 고려해 가장 무거운 징계 처분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는 징계위에 지난 7일 경향신문 기자들과 저녁 식사에서 언쟁이 벌어진 이후 상황을 녹음한 음성 파일을 제출했다. 당시 경향신문 기자들과 나 전 기획관 간에 한 차례 언쟁이 있은 후 식사 자리 후반부 대화 내용이다.

교육부 측은 이때 경향신문 기자가 휴대폰 녹음 기능을 틀자, 교육부 관계자도 대화 내용을 뒤늦게 녹음하기 시작했다고 징계위에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자리 후반부를 녹음한 이 파일은 총 3분 15초 분량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개·돼지 발언에 대해 나 전 기획관은 "그런 식으로 생각하실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안 했어요"라며 "개·돼지라는 이야기는 왜 나왔냐 하면 (영화 '내부자들'에서) 어떤 언론인이 이야기한 내용을 그냥 인용한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어 경향신문 부장이 "어떻게 그런 방식으로 인용하실 수 있으세요?"라며 "제가 지금 경향신문 ○○부장으로서 지금 여기 와 있습니다. 저를 어떻게 보길래 그렇게 얘기를 하셨냐고요"라고 묻자, 나 전 기획관이 "경향신문 부장으로 계시는 것을 제가 잠깐 망각하고 편하게 대했다고 생각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라고 발언한 내용이 녹취록에 담겼다.

또 저녁 자리가 마무리되기 직전 경향신문 부장이 "본인의 생각은 변하지 않으셨다는 거죠?" 묻자 나 전 기획관이 "그거는 다음에 만나서 (얘기합시다)"라고 말했다. 이에 부장은 "다음에 얘기해주세요. ○○씨(동석한 기자)에게 전해주셔도 됩니다"라고 답했다. 동석했던 교육부 과장은 "한 달 후에"라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지난 9일자 기사에서는 "수차례 해명 기회를 주었으나 나 기획관은 처음 발언을 거두지 않았다"면서 "(기사가 나간 후인) 8일 저녁 대변인과 함께 경향신문 편집국을 찾아와 사과했다"고 보도했었다.




교육부 대변인/개인적인 생각이라고 하니까

경향신문 부장/개인적인 생각이라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이 우리 공직에 계신것이 저희는 상당히 유감스럽고요.

대변인/부장님 저기 그래도 그래도 제가 말씀드리면, 또 저하고 부장님과의 관계.

경향 부장/누구와의 관계?

대변인/저하고 부장님과의 관계 또 그런 부분에서 또 이렇게 이런 자리를 했는데. 너무 또 좀 그렇게 하는 거는, 제가 또 죄송스럽고. 그래서 이거는 정말 순수하게. 아까 그 뒤의 부분은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하시고 그렇게 정리를 하시고.

경향 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만약에 공직자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세요? 대변인은? 네?

대변인/아니 그거는 이제 표현의 부분인데.

경향 부장/ 제가 누구인지 알고 계신 상태에서 지금 얘기를 하셨는데.

대변인/그거는 표현의 부분인데

경향 부장 /저를 뭐 너무 가볍게 생각하셨든지, 뭐 어떻게 그랬을 수 있지만, 결론..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전혀 그런 게 아니고.

경향 부장 /그런 거 아니고. 별로 문제의식 못느끼시죠 지금? 네?

나 전 기획관/아니 저는 그렇게 생각할 줄은 진짜 몰랐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공직자로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 공사.. 공사 간을 떠나가지고 어떻게 공직자로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고위 공직을 하고 있느냐에 대해서 문제 제기하신 거 아닙니까. 근데 솔직히,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렇게 생각하실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안했어요. 꿈에도 생각 안했고.

경향 부장/제가 그러면 동조하실 거라고 생각하셨나 보죠?

나 전 기획관/아니,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 그런 식으로 생각하실 거라고는 생각을 안했다는거죠.

경향 부장/ 그럼 어떻게 생각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저한테 그런 얘기를, 편하게 얘기를 하셨나요? 네?

나 전 기획관/ 개 돼지라는 이야기는 왜 나왔냐면, 그 뭐에요 베테랑인가 그 영화 있잖아요.

경향 부장/네, 내부 고발 그 뭐지? 그거? 내부자들.

나 전 기획관/거기서 어떤 언론인이 이야기를 한 내용이잖아요. 그거를 그냥 저는 그냥 인용한 거에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경향 부장/인용을 어떻게 그런 방식으로 인용하실 수 있으세요? 네?

나 전 기획관/그걸 공직자로서 이야기한 게 아니고. 공직자로서 이야기한 게 아니고.

경향 부장/아니 개인이어도. 제가 지금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으로서 지금 여기 와있습니다. 저를 어떻게 보길래, 그렇게 얘기를 하셨냐고요.

나 전 기획관/알겠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제가 제가, 경향 신문의 부장으로 계시는 거를 제가 잠깐 망각하고 잠깐 망각하고. 그냥 이렇게 편하게 대했다고 그렇게 생각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

경향 부장/ 그게 본인의 생각이라는 거죠? 개인적인 생각?

나 전 기획관/그렇지요.

경향 부장/알겠습니다.

나 전 기획관/그런 거였어요.

경향 부장/몇시 차라구요? (소주잔 부딪히는 소리)

교육부 홍보담당관(과장)/10시 반입니다.

경향 부장/가셔야겠네 (소주잔 부딪히는 소리)

과장/부장님 감사합니다. 오늘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부장님 뵙고 싶어서.

나 전 기획관/저도 한잔 주십시오. 그래서 그런 거에요.

경향 부장/진짜 어이가 없네요. 영화 대사 말처럼.

과장/부장님 감사합니다.

경향 부장/네 (소주잔 부딪히는 소리)

경향 부장/본인의 생각은 변하지 않으셨다는거죠?

나 전 기획관/그거는 다음에 만나서.

경향 부장/다음에 얘기해주세요.

과장/한달 후에.

경향 부장/○○씨(동석한 기자)한테 전해주셔도 됩니다. 저는 시간이 없으니까.

나 전 기획관/네네 알겠습니다

경향 기자/다음에 왜 만나요.

경향 부장/그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