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민심을 파고드는 언변… 그러나 '막말의 덫'

입력 2016.07.19 03:00

[美 공화당 전당대회]

- 트럼프, 대선 후보까지 온 비결은
미디어 속성 이용해 경쟁자 제쳐… 소수인종·여성 비하 등 逆風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초반 지지율 1%에서 출발한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쟁쟁한 주류(主流) 후보 16명을 물리치고 정식 대통령 후보 등극을 눈앞에 둔 비결은 무엇일까.

트럼프의 최대 강점은 기성 정치에 분노한 유권자들의 민심(民心)을 꿰뚫는 통찰력과 미디어의 속성을 잘 활용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트럼프는 미국 선거를 좌우한다는 TV 광고를 거의 하지 않고도 미디어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 초반 경선에서 대세를 장악했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이 의외로 백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은 게 대표적이다. 다른 정치인들은 '정치적으로 착한 척하려다(Politically Correct)' 밑바닥 민심을 읽지 못했는데, 트럼프는 히스패닉계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백인 노동자의 정서를 자극했다.

TV 리얼리티쇼의 진행자다운 능수능란한 언변과 상대방의 특성을 한마디로 꼭 집어 표현하는 조어(造語) 능력도 탁월했다. 경선 초기 최대 경쟁자였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주지사를 '에너지 없는 젭'이라고 규정해 한방에 주저앉혔고, 떠오르는 샛별이었던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연방 상원 의원을 '리틀 마코'라고 불러 역시 힘을 쓰지 못하게 만들었다. 줄리안 젤리저 프린스턴대 교수는 "정통적이지 않은 관점을 주저하지 않고 주장하고, 틀을 깨려는 의지가 강한 게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반면 늘 화가 나 있는 듯한 표정과 변덕이 심하다는 인상, 막말 등은 많은 유권자에게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극단주의적 성향은 중간층을 지지층으로 끌어들이는 데 한계로 작용했다. 무슬림 입국 금지, 불법 이민자 1100만명 추방, 여성을 깔보는 듯한 발언 등은 역풍(逆風)을 불러일으켰다.

공직 경험이 전혀 없고, 외교·안보 지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으로 본선(本選)에서 과거 각종 사업을 하면서 일어난 사기 의혹과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검증도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가 앞으로 얼마나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대선 승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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