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THAAD)란?]

[[키워드 정보] 30m 앞인데...전자파 허용치의 4%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중국은 사드 레이더의 탐지 범위를, 국내 일부 진보 인사들은 레이더의 유해성 논란 등을 문제 삼으며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3~4년 전, 사드 레이더보다 탐지 범위도 길고 전자파 출력도 강한 그린파인 레이더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그린파인 레이더는 배치 당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안보 부서 관계자는 "그린파인 레이더에는 아무런 비난을 하지 않다가 사드만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파인 레이더는 이스라엘제(製) 탄도 유도탄 조기 경보 레이더다. 우리 군은 2012년 12월과 2013년 2월에 각각 1대씩을 도입해 충청권의 공군 기지 2곳에서 운용하고 있다. 북한에서 발사된 탄도 미사일을 수초 내에 구별해 발사 지점과 예상 낙하지점 등 관련 정보를 탄도탄 작전통제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사드 전자파, 그린파인보다 약해

유해 전자파의 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레이더의 출력은 군사 기밀이지만 군 당국은 "그린파인 레이더의 출력이 사드 레이더보다 훨씬 세다"고 밝히고 있다. 모든 인원의 출입이 통제되는 안전거리만 비교해 봐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린파인 레이더 기지의 인원 통제 안전거리는 전방 520m인 데 비해 사드 포대의 안전거리는 100m다. 박휘락 국민대 교수(예비역 육군 대령)는 "그린파인 레이더의 전자파가 사드 레이더보다 최소 2~3배 세다는 이야기"라며 "사드 레이더 전자파만 최근 문제가 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사드 레이더는 전파의 직진성도 그린파인 레이더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파가 주변으로 샐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사드 X-밴드 레이더의 주파수 대역은 10㎓ 안팎이고, 그린파인 L-밴드 레이더의 주파수 대역은 1~2㎓"라며 "주파수가 높을수록 전파의 직진성이 강해지는 만큼 사드 레이더는 주변에 예기치 않은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드가 배치될 성주포대는 400m 고지이고, 레이더는 공중을 향하기 때문에 전자파가 산 아래 민가나 참외밭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더욱 적다는 얘기다.

탐지 거리도 '사드< 그린파인'

중국이 사드 레이더에 민감한 것은 중국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그린파인 레이더의 유효 탐지 거리는 800~1000㎞다. 성주에 배치되는 사드 레이더의 탐지 거리(600~800㎞)와 비슷하거나 더 길다. 배치 지역도 충청권으로 사드 예정지보다 100㎞ 이상 중국에 가깝다. 그런데도 중국이 그린파인 레이더의 탐지 거리를 문제 삼은 적은 없다. 이연수 전 방공유도탄사령관은 "사드보다 그린파인이 중국을 200~300㎞ 정도 더 깊숙이 들여다보는 셈"이라며 "중국이 사드에 대해서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전 사령관은 또 "그린파인 레이더는 24시간 가동하는 조기 경보용이지만, 사드 레이더는 북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될 때만 제한적으로 가동하는 미사일 요격용"이라고 했다. 중국이 그린파인 레이더는 놔두고 사드만 강하게 반대할 명분이 약하다는 것이다.

또 사드 레이더는 한번 방향을 고정하면 그 변환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사드는 레이더와 받침대가 일체형이라 (그린파인 레이더보다) 돌리기도 까다롭고 돌릴 때마다 좌표를 처음부터 새로 입력해야 한다"며 "북한을 향해 한번 고정한 사드 레이더를 중국을 겨냥해 돌리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중국과 국내 일부 세력이 사드에 반대하는 것은 다른 의도 때문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아무리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설명을 내놓아도 사드의 능력과 위해성을 과장하는 것은 결국 한·미 동맹 강화가 불편하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중국과의 경제 협력도 중요하지만 안보를 잃으면 모든 걸 잃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