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 줄 아는 놈·재즈 좀 아는 놈들이 부릅니다, '한국 남자'

조선일보
  • 허윤희 기자
    입력 2016.07.14 03:00

    소리꾼 이희문·재즈밴드 프렐류드, 여우락 페스티벌 무대 함께 올라

    "한국 남자가 어떤데요?" "불쌍하죠!"

    툭 던진 질문에 다섯 남자가 합창으로 답했다. 소리꾼 이희문(40)과 남성 4인조 재즈 밴드 프렐류드 멤버들이다. 이들은 14~15일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여우락('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의 준말) 페스티벌 무대에 함께 오른다. 주제는 '한국 남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남성과 여성을 위한 소통과 치유의 음악을 선보이겠다"는 게 기획 의도란다.

    한국 남자가 왜 불쌍하냐고 물었더니 다섯 남자가 앞다퉈 말했다. "남자가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이다. 요즘엔 아저씨를 비하하는 분위기까지 있다" "어릴 땐 아빠 목소리가 컸는데 요샌 엄마한테 맨날 혼난다니까(웃음)"….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최진배(41·베이스)가 정리했다. "여자들이 당연한 권리를 찾게 된 거고 마땅히 와야 할 시대가 온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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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삼성동 연습실에서 소리꾼 이희문(가운데 모자 쓴 사람)과 재즈 밴드 프렐류드, 소리꾼 그룹‘놈놈’이 서도 민요‘난봉가’를 연습하고 있다.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박상훈 기자
    다섯 남자의 공통점은 재치 있는 입담. 이번 무대에서도 이들의 장기(長技)가 십분 발휘될 것 같다. 연주 중간마다 재담이 곁들여지는 '재담소리' 형식을 취할 예정이다. 이희문은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미처 자신을 돌볼 시간을 갖지 못하는 한국 남성들, 육아에 전념하거나 회사 생활과 병행하느라 정작 자신의 '앞'만 향해 가고 있지 못하는 한국 여성들의 현실을 노래와 대화로 풀어내겠다"고 했다. 이희문의 제자들로 구성된 소리꾼 그룹 '놈놈'도 출연한다. 그야말로 남자들의, 남자들에 의한 양기 충만한 무대다.

    이희문은 '경기소리계의 이단아'로 통한다. 넘치는 끼로 파격적 무대를 선보이며 화제를 몰고 다닌다. 미디어영상을 공부했고 뮤직비디오 업계에서 일한 이력이 있다. 프렐류드는 매년 정기공연 때마다 매진 사례를 이어가는 국내 대표 재즈 밴드다.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 퍼포먼스를 전공한 학생들이 주축이 돼 2003년 결성됐다. 피아노 고희안, 베이스 최진배, 색소폰 리차드 로, 드럼 한웅원이 멤버다.

    경기민요 '창부타령'과 서도민요 '자진아리', 휘몰이 잡가 '육칠월 흐린날' 등이 이들의 감성으로 재해석된다. 가사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 편곡했다고 했다. 이를테면 서도민요 '자진아리'는 사랑하는 남녀가 신분 차이 때문에 헤어지고 여자가 다른 데로 시집가는 내용이다. 여자는 연분홍 저고리 입고 가마 타고 가면서 남자에게 '나 시집가는 데로 머슴 살러 오라'고 한다. "결국엔 안 이뤄지거든요. 애타는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블루스 느낌으로 편곡했어요."(최진배)

    지난달 17일 이들은 덕수궁 함녕전에서 열린 '우리 노래 새로 듣기' 무대에 함께 올랐다. 여우락에서 들려줄 노래 3곡을 '맛보기'로 펼쳤다. 마지막 곡 '육칠월 흐린날'에선 관객 모두 일어나 춤출 만큼 반응이 열광적이었다. 프렐류드 리더 고희안(40)은 "우리도 무대에서 잘 논다고 생각했는데 희문씨는 관객들이 딱 한 사람만 바라보게 하는 에너지가 대단했다"고 했다.

    ▷여우락 페스티벌 '한국 남자', 14~15일 오후 8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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