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판결 무효", 美 "국제법 결론 따라라"… 남중국해 더 큰 격랑

입력 2016.07.13 03:00 | 수정 2016.07.13 08:04

[남중국해 영유권 재판 中 완패]

- 섬 아닌 '빈 바다' 취급
"中이 인공섬 건설해온 7개 암초, 썰물 때만 나오는 간조노출지"

- 美·中 충돌 새 불씨로
중재법정 판결 강제수단 없어
中, 군사기지 등 건설 강행하고 美 항모전단 투입 압박 나설 듯

12일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 중재법정의 선고는 중국을 비롯한 7개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여온 남중국해 문제에 관한 국제사회의 첫 사법적 판단이었다. 결과는 한마디로 중국의 '완패'였다.

중국으로서 가장 뼈아픈 것은 남해구단선과 역사적 권리가 국제법에 따라 부정당한 것이다. 중국은 2009년 "남중국해와 인접 해역 섬에 대해 주권을 가지며, 관련 수역뿐 아니라 해저와 하층토에 대해서도 관할권을 가진다"는 내용의 서신을 유엔에 보냈다. 이 서한에 구단선이 그려진 지도를 첨부했다. 그러나 중국은 구단선이 국경 개념인지, 구단선 안의 섬과 그 주변 일부 해역만을 영토·영해라고 규정하는지 등을 전혀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뒤로는 구단선 안 전체를 자국 영토·영해로 만들려 한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중재법정은 이에 대해 "역사적으로 중국이 구단선 내 수역과 자원에 대해 배타적 관할권을 행사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역사적 권리는 유엔해양법협약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법률적 효력을 갖지 못한다"고 못박았다.

중재법정은 또 중국이 인공섬을 건설해온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 안 암초들에 대해서도 "썰물 때만 물 위로 노출되는 간조 노출지"라고 판정했다. 해양법에서 섬은 12해리 영해와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모두 갖고, 암초는 영해만 인정된다. 간조 노출지는 그냥 빈 바다로 취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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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정리 그래픽

재판부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가장 큰 타이핑다오(太平島)조차도 섬이 아닌 암초라고 규정했다. 타이핑다오를 실효적으로 지배해온 대만은 "타이핑다오는 영해와 EEZ를 모두 가지는 섬"이라고 주장해 왔다. 대만 총통부도 "이번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지만, 대만을 중국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 역시 타격이다.

그러나 이번 선고는 분쟁의 해결이 아니라 또 다른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가 "영유권 문제에 대한 관할권이 없는 중재법정의 선고는 불법이자 무효"라며 반발하고 있고, 중재법정 역시 판결을 강제할 무력이나 제재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인도 크기만 한 남중국해를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이익'으로 간주해 왔다.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이면서, 거대한 어장과 자원을 가진 이곳에 '불침항모(不沈航母)'로 불리는 인공섬을 만들어 미국의 서진(西進)을 막겠다는 전략이었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에 따르면, 남중국해에는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13%에 해당하는 230억t의 원유와 498조 세제곱피트에 달하는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판결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로 충돌하고 있는 미·중 관계에 또 다른 격랑이 일 전망이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국제법을 준수하라"고 중국을 압박해 왔고 일본과 유럽연합(EU) 등은 이를 적극 지지해 왔다. 이에 맞서 중국은 아시아·아프리카 등을 중심으로 60여 개국이 "중국을 지지한다"고 주장해 왔다. 국제사회는 두 강대국으로부터 양자택일을 요구받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아세안(ASEAN)은 벌써부터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필리핀·베트남·싱가포르 등 판결 지지국과 캄보디아·라오스 등 중국 지지국으로 양분돼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판결에 불복하고 인공섬 건설 등을 강행할 경우 미국은 남중국해에 다수의 항모 전단을 투입해 더욱 공격적인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선고 전날까지 남중국해에서 사상 최대 규모 군사훈련을 벌인 중국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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