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서 50㎞ 지역에 '새 공항'… 영천·군위 등 후보로

조선일보
입력 2016.07.12 03:00 | 수정 2016.07.12 08:02

[대구 숙원 풀어준 朴대통령]

新공항 무산후 지역여론 악화에 '공항 이전'으로 민심 달래기 나서
기간 13년, 총사업비 7조5000억
기존 부지 개발로 건설비 충당… 수익금만으로 될지는 미지수

TK 지역의 박근혜 대통령 지지도 그래프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대구 지역의 숙원 사업인 K-2 공군기지와 민간 공항의 통합 이전(이하 K-2 이전) 추진 방침을 밝힌 것은 여권(與圈) 핵심 지지 기반인 이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대구 지역 국회의원과 대구시가 K-2 기지 이전을 위해 요구해온 밀양 신공항이 무산되면서 이 지역 민심은 나빠질 대로 나빠졌다. 임기 말 지지층 결집을 통한 국정 동력 확보와 차기 대선을 위한 '영남 표(票) 다지기' 등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구 요구에 화답한 박 대통령

대구공항은 K-2 공군기지와 민간 공항이 활주로를 같이 쓰는 민군(民軍) 겸용 공항이다. 대구 도심에 자리하고 있어 이 지역 국회의원들과 대구시가 줄기차게 K-2 기지 이전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막대한 이전 비용과 군사적 이유 등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이날 대구공항 통합 이전 방침을 밝힘으로써 K-2 이전의 불씨를 되살렸다.

앞으로 구성될 K-2 이전 관련 정부 태스크포스(TF)에선 후보지 선정과 재원 마련 방안, 이전 스케줄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후보지와 관련해 대구시에선 '도심에서 50㎞, 차로 30분 이내 거리'에 해당하는 지역을 꼽고 있다. 또 군사 공항으로서 적합성도 충족해야 한다. 이와 관련, 대구 인근 경북 영천과 군위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 대구 지역 의원은 "영천은 애초 영남권 신공항 15개 후보지 중 한 곳에 포함된 곳이고, 군위는 해당 지자체가 유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집현실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집현실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K-2 이전 비용은 관련 법에 따라 원칙적으로는 국비(國費) 지원 없이 기존 공항 부지를 개발해 얻는 수익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이른바 '기부 대 양여'(맞바꾸기) 방식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의 대구공항과 K-2 기지는 대구 동구 일원 6.71㎢ 부지에 활주로 2개와 국제공항 시설을 함께 포함하고 있다. 이를 옮겨갈 신기지를 짓는 데는 부지 확보 및 건설에 7조2500억원이 들어가고, 약 13년이 걸릴 것으로 대구시는 추정하고 있다. 이 외에 민항기 운영과 관련된 시설까지 포함하면 총사업비는 7조5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대구시 등이 기부·양여 방식으로 과연 이 비용을 마련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대구시는 이전하는 대구공항 부지에 자연 친화형 미래 복합도시 '휴노믹시티(Hunomic City)'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서 경제성 면에선 기존 개발 방식보다 수익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대구 지역 한 의원은 "공공시설 중심 개발로는 K-2 이전 비용을 조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대구 지역 의원들 사이에선 향후 K-2 이전 논의 과정에서 국비 지원 등도 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구 민심 달래기로 정권 재창출 노리나

박 대통령이 이날 직접 대구공항 이전 방침을 밝히고 나온 것은 핵심 지지층을 결집해 임기 말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차기 대선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란 분석이 많다. 최근 밀양 신공항이 무산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대구·경북(TK) 지역 민심은 급락세를 보였다. 올 1~2월 57~59%까지 나왔던 TK 지역의 박 대통령 지지율은 밀양 신공항이 무산된 직후인 지난달 조사에서 40%까지 떨어졌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대구 지역 12개 선거구 중 더불어민주당에 1곳, 무소속에 3곳을 내주고 8석을 건지는 데 그쳤다.

박 대통령이 K-2 이전 방침을 밝혔지만 실질적인 K-2 이전 작업은 차기 정권에서 실행될 가능성이 크다. 한 대구 지역 의원은 "박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이 되는 게 대구·경북 지역에 이익이라는 메시지를 지지층에 보냄으로써 현 정부 레임덕을 막고 차기 정권 창출 과정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했다.



[지역 정보]
대구의 숙원... 공항 외곽으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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