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항공권 가격

    입력 : 2016.07.02 03:00

    비행기 티켓 가격은 고속버스 요금처럼 똑같지 않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 '항공권 가격 비교'를 쳐보니 사이트가 무려 52개 나왔다. 이렇게 많은 것은 항공권 가격이 구매 시기나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같은 항공기 옆자리에 앉아 가더라도 항공권 가격은 하늘과 땅 차이일 수 있다. 대한항공 장거리 노선은 이코노미석만 최대 12등급으로 나누어 다른 값에 팔고 있다. 이것을 다시 여행사가 제각각 수수료를 붙여 판매하고 있어 가격이 다 다를 수밖에 없다.

    ▶심하게 말하면 같은 비행기에 탄 승객 전원이 다른 요금을 주고 표를 샀을 수도 있다. 항공사들이 이처럼 같은 좌석도 가격을 다르게 매기는 것은 승객의 이용 목적과 조건에 따라 차별적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상 타는 승객에게는 비싸지만 취소도 쉬운 항공권을, 관광을 목적으로 타는 승객에게는 싸지만 취소 절차가 까다로운 항공권을 파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예약 변경, 환불 등 조건에 제약이 많을수록 값이 싸다.

    [만물상] 항공권 가격

    ▶항공권 가격이 다르더라도 일단 앉으면 같은 등급일 때는 기내식 등 서비스에 차이가 전혀 없다. 남들보다 비싸게 산 사람만 억울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으로 표를 사려고 여러 사이트를 전전한다. '출발일 두어 달 전에 구입해야 한다' '(항공사들이 세일을 시작하는) 주말에 사는 것이 가장 싸다' 같은 티켓 구매 속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나 보다. 공무원들이 해외 출장을 다닐 때 국적기 '공무원 전용 티켓' 제도에 따라 지나치게 비싼 항공권을 이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인천~뉴욕 노선 이코노미석의 경우 일반인들이 최소 111만원에 왕복 티켓을 살 수 있는 반면, 공무원들은 최대 421만원을 주고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 전용 티켓은 일정 변경과 환불이 자유로운 장점이 있지만 가장 비싸다.

    ▶공무원 전용 티켓 제도는 항공권 환불이나 일정 변경이 쉽지 않던 1980년대 만들어졌다. 기왕이면 공무원들이 국적기를 이용하라는 취지도 있었다. 1997년 낮은 할인 운임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지만, 아직도 공무원의 절반가량은 해외 출장 때 관행적으로 이 전용 티켓을 이용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자기 돈으로 여행을 간다면 비싼 티켓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항공사로서는 이런 '호갱(호구+고객)'이 없겠지만, 세금을 내는 국민은 또 한 번 입맛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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