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세계 파워 우먼

경제·정치에 통달한 세계의 리더, 크리스틴 라가르드

세계에서 주목받는 여성 리더로 꾸준히 언급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재닛 옐런과 함께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린다.
세계은행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을 좌우하는 IMF 총재 자리에서 동분서주하는 그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 구성 및 제작 = 뉴스큐레이션팀 오현영

    입력 : 2017.09.12 00:22 | 수정 : 2017.11.13 14:27

    "그는 국제적인 수퍼스타다. 강한 리더십을 원하고 있는
    IMF엔 경제와 정치를 모두 알고 있는 그가 적임자"
    - 노벨상 수상자 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 교수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 인물이 있다면 그는 분명 라가르드일 것"
    - 英 '데일리 메일(dailymail)'

    프랑스 산업통상부 장관·농업부 장관·재무부 장관 등을 역임하고, 2011년부터 국제통화기금(IMF · International Monetary Fund) 총재직을 맡아온 라가르드는 올해 초 총재직 연임이 결정되어 리더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기간 동안 IMF를 무난하게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과 유럽, 라틴 아메리카 등 세계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6년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명' 중 6위에 오르기도 했다.

    IMF 총재로 189개 회원국을 거느린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구제금융 서명 하나로 한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어린 시절 · 학창 시절

    1956년 영문학 교수인 아버지 로베르 랄루에트와 교사인 어머니 니콜 랄루에트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결혼 전 이름은 크리스틴 마들렌 오데트 랄루에트다. 라가르드는 파리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을 오트노르망디 지방 센마리팀 주(州)의 루앙에서 보냈다.

    15세의 라가르드는 수중발레 프랑스 국가대표 선수로 프랑스 챔피언십에서 동메달을 땄다. 17세 때 아버지가 사망한 뒤 어머니는 4자녀를 홀로 키웠다. 라가르드는 1974년 장학생으로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에 있는 사립 홀턴암스 여학교에서 공부한 뒤, 국립행정학교(ENA)에 들어가려 했지만 두 번이나 실패하고 파리10대학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파리10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남부 엑상프로방스의 정치학교(IEP)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취향 · 스타일

    술 · 커피 일절 안 해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국가대표 출신이며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라가르드는 요가도 즐겨왔다. 그래서 라가르드가 "에너지와 고요함이 공존하는 캐릭터"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술은 물론 커피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IMF 총재로 취임해 주목받았을 당시, 로이터 통신은 "라가르드는 은빛 머리와 샤넬 재킷, 에르메스 백 때문에 회색 정장 일색의 금융계에서 더욱 눈에 띌 것"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화려한 스카프를 두른 라가르드 IMF 총재가 지난 2011년 프랑스 재무장관 시절 파리에서 회의를 마친 뒤 걸어나오고 있다. /조선일보 DB, 라가르드 총재가 2015년 6월 22일 그리스 사태를 논할 긴급 유럽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브뤼셀의 EU 본부에 들어서고 있다. /AP 뉴시스, 라가르드 총재가 4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을 둘러보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업무에 패션을 적극 활용하는
    '패셔니스타'

    칼리 피오리나 HP 전 CEO, 퍼트리샤 루소(Russo) 루슨트테크놀로지스 전 회장, 앤 멀케이(Mulcahy) 제록스 전 회장 등 10년 전 세계 경영계를 대표하던 여성 리더의 공통점은 짧은 헤어스타일과 무채색 바지 정장이었다. 액세서리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나 라가르드는 2011년 미국 연예 정보지 '베니티 페어(Vanity Fair)'에서 '세계에서 가장 옷 잘 입는 여성'으로 선정됐다. 그는 해외출장 일정 중에 보석 쇼핑을 뜻하는 '돌(stone)'을 공개적으로 써 넣을 정도로 외모 꾸미기에 관심이 많다. 그는 "진정으로 강해지기 위해선 때로 인생을 즐길 필요가 있다. 너무 바빠서 일정표에 '인생 즐기기'를 억지로 끼워 넣어야 할지라도 말이다"라고 했다.

    에르메스 스카프와 가방, 샤넬 정장 등을 즐겨 입어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의 비공식 홍보대사'로도 불린다. 라가르드는 중요한 발표를 할 때마다 자신의 패션을 적극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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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명'
    어느 나라 정치인이든 라가르드처럼 엄청난 속도로 승진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에게는 정치에 대한 열정이 항상 살아 있었다. 대학 재학 중에는 윌리엄 코언 미국 상원의원의 보좌관 인턴을 지내기도 했다. (코언은 빌 클린턴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내게 된다.)

    이후, 1981년 미국의 로펌인 베이커 앤 맥킨지(Baker & McKenzie) 파리 지사에 취직한 뒤 25년 간 줄곧 몸 담은 그는, 업적을 인정 받아 1995년 베이커 앤 맥킨지 최초의 여성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어 본사가 자리잡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여성으로는 처음 1999년 회장 자리에 등극했다. 그가 회장직에 머무는 동안 베이커 앤 맥킨지의 매출은 50% 늘었다. 2002년 유럽판 월스트리트저널은 라가르드를 역량 있는 여성 사업가 중 5위로 꼽았다.

    권력을 대하는 데 여성의 방법과
    남성의 방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누구든 여성성과 남성성을 함께
    갖고 있다… 여성이 더 큰 포용력을 갖고 있다

    2009년 美경제지 포브스와 가진 회견에서

    라가르드는 2005년 6월 자크 시라크 대통령 정권에서 통상장관으로 전격 발탁돼 여성 최초 프랑스 외교통상부 장관을 맡으며 정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어 2007년 니콜라 사르코지 정권에서 농수산부 장관을 거쳐 몇 달만에 재무장관으로 취임했다. 이렇게 해서 프랑스 최초이자 주요 8개국(G8)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 탄생했다.

    2007년 국제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의해 지난 2009년 유럽 최고의 재무장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라가르드를 외무장관으로도 고려했을 정도로 정무 감각도 인정받았다.

    非경제학자 출신… 조정력 탁월 2009년엔 유럽 최고 재무로 뽑혀
     

    지난 2011년, IMF의 첫 여성 총재에 오른 라가르드는 2016년 2월에 연임되었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IMF 본부에서 2016년 2월 19일(현지 시각) 열린 집행이사회에서 라가르드의 총재직 연임을 확정했다.

    프랑스 출신으로 지난 임기동안 IMF를 무난하게 이끈 라가르드는 유럽은 물론 미국 등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었고, 우리 정부 역시 라가르드의 연임에 지지의사를 밝혔던 바 있다. 특히 라가르드는 지난 2010년 IMF 지배구조와 쿼터 개혁안이 마련됐음에도 미국의 반대로 실행에 옮겨지지 않자, 미국 의회에 강공을 펼치기도 했다. 결국 미 의회는 2015년 12월, IMF 개혁안을 비준했다. 이로써 IMF에서 한국의 지분도 과거 1.4%에서 1.8%로 올라가게 되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연임 확정


    "수면의 파도만 보지 마라. 유럽 경제엔 지금 깊은 물밑으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위기에서 시작된 이 변화는 유로존(Eurozone)을 근본부터 바꿔 놓을 것이다."
    라가르드는 2012년 6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속가능한 유로존을 위해 재정과 금융의 통합이라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의 이런 신념은 IMF가 2012년 6월 21일 발표한 '유로 지역 경제전망' 보고서에 그대로 드러났다. IMF는 이 보고서에서 "유럽 경제는 결정적 단계(critical stage)에 이르렀다. 유럽 지역을 집어삼키고 있는 신뢰의 추락을 멈추기 위해서는 강제적인 금융과 재정 통합을 동반한, 더 완결된 유럽경제·통화연맹(European Economic and Monetary Union)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MF 첫 여성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인터뷰


    "소득 격차가 심해지면 경제 성장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극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 소비세나 재산세를 인상하는 편이 소득세를 인상하는 것보다 효과적"

    IMF는 2014년 3월 13일(현지 시각) 세금을 통한 소득 불균형 해소 방안을 지지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특정 계층에 대한 정부 지원이 소득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IMF는 앞서 발표한 또다른 보고서에서도 소득 불균형이 세계 경제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들어 IMF가 과거에 주창해오던 재정 긴축 기조에서 한 걸음 멀어졌다고 분석했다.

    IMF는 잇따라 소득 불균형을 강조하는 보고서를 발표해왔다. 2014년 2월에는 과세와 사회프로그램 등이 적절하게 시행될 경우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라가르드는 2014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소득 불평등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며 "타협없는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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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렉시트(Brexit), 공포 아니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이슈 때, 라가르드는 "브렉시트가 그렇게 공포스럽지 않으며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며 "중앙은행 총재들이 충분한 유동성을 풀어 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수행했고 정책 입안자들도 시장 참여자들에게 상황이 통제권 안에 있다는 확신을 줬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 질리언 테트도 "중앙은행 위기 대응 시스템이 질서 있게 잘 작동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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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2017년 3% 성장 예상…
    소득주도성장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추진해야"

    라가르드 총재는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경제가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3.0%일 것으로 IMF는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경제는 굉장히 회복력이 강하고 다양한 무역협정을 맺고 있다"며 "국민의 강인함을 봤을 때 계속 견고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1997년 IMF 구제금융 신청 이후 변화에 대해 "구조 개혁을 굉장히 잘했다"고 평가하면서 "특히 여성과 젊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가질수 있도록 노동시장 접근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향후 과제에 대해 노동인구 감소와 생산성 둔화를 꼽았다. "육아 보육센터를 만들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대응해야 한다"며 "재정 투입이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고 라가르드 총재는 봤다. 그는 또 "사회 개혁이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IMF총재 "文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신중해야" 조언

    라가르드가 세계 경제 리더로 자리 잡기까지 많은 사람을 만나고 함께 했다. 글로벌 금융기관의 '여제(女帝) 3인방'으로 불리는 재닛 옐런과 다니엘 누이부터 친구 사이처럼 지내는 세계의 리더 앙겔라 메르켈까지, 그의 인맥과 주변 인사들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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