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자궁경부암 백신 괴담, 휘둘릴 일 아니다

조선일보
  • 배덕수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
    입력 2016.06.30 03:03

    배덕수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 사진
    배덕수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일부터 2003~ 2004년생 여성 청소년에게 자궁경부암 백신을 무료 접종하고 있다. 특별한 문제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자궁경부암 백신의 해외 부작용 괴담이 SNS를 통해 돌면서 접종 대상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20여 년전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나와 시끄러웠던 일이 떠오른다. 그 논문은 데이터 조작으로 철회됐지만, 부작용을 우려해 접종을 꺼린 나라에서는 홍역이 유행하고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자궁경부암 백신 괴담도 비슷하다. 접종 후 암 예방 효과로 얻는 건강상 이득이 훨씬 크고, '부작용'이라야 우리가 유년 시절에 맞은 홍역·백일해·간염 접종과 다를 바 없이 미미한데도 침소봉대되니 안타깝다. 이 백신은 10년간 65개국에서 2억건 이상 접종됐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안전상 우려가 없다고 5차례나 발표했다. 오히려 확인되지 않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기피한다면 질환으로 인해 더 큰 피해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및 유럽의약품청 등 세계의 보건 당국도 대규모 접종 기록을 바탕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재확인했다. 일본 역시 소아과학회 및 산부인과학회 등 17개 단체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이 접종을 적극 권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근거 불충분한 일부 의견으로 인해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자궁경부암은 현존하는 여러 암 가운데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암이란 사실에 주목하자.

    자궁경부암은 성 접촉에 의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주원인으로, 국내에서도 매년 3300여 명이 발병하고 900여 명이 사망하는 치명적 질환이다. 게다가 성 경험 연령이 낮아지면서 20~30대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호주 등 우리보다 훨씬 앞서 이 백신을 국가 접종으로 도입한 나라에서는 발병률이 크게 줄었다는 공식 통계가 발표되고 있다. OECD 국가 중 국가 접종으로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우리를 제외하면 슬로바키아·에스토니아·터키·폴란드 4개국뿐이다. 백신은 '공중 건강을 위해 현대 의학이 이뤄낸 최고 업적'이라고 평가된다. 주의사항만 지키면 여성 청소년들의 암 발생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이것이 과학적 진실이다.

    [키워드 정보] 자궁경부암의 증상과 치료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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