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은 '국민의당' 돈을 정말 날로 먹었을까

    입력 : 2016.06.29 14:29 | 수정 : 2016.06.29 16:48

    <박은주의 뒤집어보기>
    결국 안철수 당 대표 사퇴를 이끈 국민의당 김수민 사태
    디자이너 홍보전문가들 "김수민 주도한 국민의당 홍보는 탁월했다"
    미숙한 정치의 희생물인가, 동조자인가 의문 남아

    지난 4.13 총선에서 ‘큰 일’을 낸 국민의당이 요즘 ‘큰 일’을 겪고 있다. 안철수·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9일 당 대표직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자기 당 비례대표 7번인 김수민 의원의 회사에 뒷돈을 준 혐의와 논란에 대해 포괄적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다. 국민들은 새정치와 비리척결을 외쳐온 국민의당이 회계부정을 통해 선거법을 위반하고 국고까지 축냈다는 데 공분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
    그러나 일부 디자인·홍보전문가들은 선거법 위반은 법대로 처리해야 할 일이지만, ‘디자이너 김수민’의 총선 기여에 관해서는 엄격하게 공과 과를 따져볼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김수민 논란’이 일면서 “김수민은 왜 앉아서 당의 돈을 낼름 받았는가”같은 ‘김수민 사냥’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긴 정치란 늘 그랬다. 누구를 봐주고 뒷돈 받고, 누구를 뒷배를 봐주고 뭔가를 챙기고…. 그러면 진짜 김수민은 ‘날로 먹은’ 경우에 해당할까.

    김수민이 담당하기 전의 국민의당 정당로고(왼쪽)와 김수민 측이 제작한 정당 로고.

    ① 김수민은 공짜로 특혜를 받았나
    광고홍보, 디자인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익명’을 전제로 답했다.(#2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찍었다)
    #1. “국민의당 정당 PI(Party Identity)를 보면서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국민 편, 국민의당’ ‘1번과 2번에게는 기회가 많았다…’ 같은 캐치프레이즈와 로고를 보고 딱 ‘고수’가 붙었다고 생각했다. 제3당의 홍보 전략으로서는 아주 괜찮았다. 프로 맛이었다.”
    #2. “김수민은 돼지바, 허니버터칩 같은 소비재 마케팅에서 괜찮았다. 내가 선거결과 때문에 너그러운 평을 내리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당은 새누리보다 홍보를 잘했다. 뭐, 김수민이 천재는 아니다. 요즘 (젊은 게 아닌) 어린 디자이너 중에도 놀라운 친구들이 많다. 감각이 젊은 건데, 그게 국민의당이 원하는 거 아니었겠나.”
    #3. “국민의당 홍보를 다른 곳이 맡았다가 브랜드호텔로 넘어갔다. 이걸 두고 뭔가 ‘뒷거래’가 있다고 하는데, 젊은 친구들이 내미는 발랄한 아이디어를 보면 당 입장에서는 대행사를 바꾸고 싶었을 거다. 김수민이 똘똘하게 PT도 잘했을 거고. 언론은 ‘그걸 다른 데 주면 되지 왜 꼭 김수민이냐, 음모가 있다’고 하는데, 그건 디자이너를 무시하는 소리다. 그럼 왜 아무 옷이나 입으면 되지 백화점에서 옷 고르고, 인터넷에서 이것 저것 뒤지나. 누가 디자인을 맡느냐가 최종 상품 품질을 결정한다.”

    김수민이 주도한 국민의당 정당 로고와 선거구호.

    ② 김수민의 3억원, 절차 문제 빼고 정당한 댓가인가
    #1. 이런 당 차원의 홍보마케팅에 들어가면 PI만 대략 1억~2억원이다. 거기다가 이런 저런 TV광고니 다른 마케팅도 병행했으니 이 돈은 과하지 않다. 디자인 용역비를 값싸게 치는 사회 분위기가 그 비용을 ‘뒷돈’이라 연결시키는 것 같아, 디자이너로서 불쾌하다.
    #2. 김수민과 지나치게 유착됐고, 그게 법에 저촉된다면 그 당이 잘못한 것이다. 비용 자체는 타당하다고 본다.
    #3. 정치 홍보 비용은 잘 모르지만 가격은 1억부터 10억까지 다양하다더라.

    ③ 왜 국민의당에서는 김수민에게 ‘특혜’를 베풀었을까.
    #1. 김수민 뒤에 김기영 교수가 있다. 김 교수는 청년창업을 목표로 대학 2, 3학년 때부터 아이들을 무척 혹독하게 트레이닝 시켰다. 그가 ‘역작’으로 남기고 싶어한 게 ‘브랜드호텔’이다. 1인창업자 모임 비슷한 컨셉인데 여기서 김수민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 김수민도 바닥 상태인 국민의당에서 자기 존재감을 뽑내고 싶었을 거다. 원래 아티스트는 바닥을 좋아한다. 그래야 자기 성취가 더 빛나니까. 학교에 남고 싶어하는 김교수 입장에서는 김수민을 통해서 자기 꿈을 펼치고 싶었을 거고. 국민의당에서는 홍보대행을 시키면서 성과를 내니, 김수민이라는 존재까지 ‘상품’으로 만들어 내놓고 싶었을 거다. 그러나 욕심이 앞서 선관위 규정 같은 건 제대로 따져 보지 않았을 거고….
    #2. 홍보 전략을 짜고 성과를 냈으니, 당연히 대가를 줘야 하지 않았나. 공짜로 시켰다면 그게 더 문제다.
    #3. 정치는 모르지만, 김수민이 국회의원 되는 건 좀 이상하다. 더민주 손혜원씨라면 나이도 있고 연륜도 있는데….

    전문가들은 김수민이 새누리당 조동원 홍보위원장의 길을 걸었으면 좋았을 거라고 했다. 조동원 씨는 2012년 총선, 대선에 큰 공을 세웠지만 ‘금배지’를 결국 달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표적’이 되리란 것을 알았을까.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그 조동원도 새누리당이 망하니 ‘홍보가 망쳤다’고 구정물을 썼다. 크리에이티브 있는 사람이 정치권 가면 결국 망가진다.”
    김수민은 ‘미숙한 정치’의 희생자였을까, 미숙한 정치의 조연이었을까.

    #안철수 #김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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