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언론들은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선택한 원인과 자국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다양한 대비책을 주문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영국의 EU 탈퇴 투표가 세계를 실신시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제적·문화적 혼란 속에서 반(反)엘리트주의, 포퓰리스트와 국수주의자들의 힘이 돋보인 결과"라면서 "EU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과 미래의 결속력에 대해 근본적 의문을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스웨덴, 덴마크, 그리스, 네덜란드, 헝가리, 프랑스 등으로 EU 탈퇴 바람이 번질 수 있다"고 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EU가 경제·군사적으로 강력한 회원국을 잃게 돼 난민 위기와 중동 불안, 러시아의 공세 등에 대응할 힘이 크게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경제 위축, 중동 난민 문제, 테러 위협 등 난제들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EU로 향하고 있다"며 "EU가 한꺼번에 분열할 수 있는 중대한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EU는 구(舊)공산권 동유럽 국가들을 받아들이며 범위를 확대해왔는데, (브렉시트는) 유럽 통합이 역류(逆流)하는 전기(轉機)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榮)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각국은 이제 불가피하게 '영국이 존재하지 않은 EU'라는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며 "영국과 EU가 대화를 통해 조속히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번영과 안정의 길을 도출해내기를 바란다"고 했다. 관영 CCTV는 영국을 연결해 현지의 긴박한 분위기를 전하며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심층 분석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300년 전 원점으로 돌아간 영국, 유럽 쇠락 가속화'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영국은 이제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건설하기 전의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강한 달러에 맞설 라이벌이 없어져 미국이 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한결 쉬워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