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장이 다 시켰다는데… 총장은 과연 몰랐을까

입력 2016.06.24 03:00

[국민의당 리베이트 의혹, 박선숙 개입 여부가 핵심]

- 本紙, 김수민 변호인 의견서 입수
박선숙·왕주현, 김영환 소개로 김수민 회사 찾아 홍보업무 맡겨
朴 의원, 비례 7번도 직접 제안
金 "허위계약서는 모두 王지시", 黨 일부 "박선숙 결재없인 안돼"

박선숙 의원 사진
박선숙 의원
국민의당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의 핵심은 안철수 대표 최측근이자 당시 사무총장이었던 박선숙 의원이 이 사건에 개입했는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왕주현 사무부총장이 인쇄대행업체 B사에 1억1000만원을, 김수민 의원이 TV광고업체 S사에 6820만원을 요구할 당시 이를 박 의원이 지시하고 사전 모의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해왔다.

본지가 23일 입수한 김수민 의원의 변호인 의견서에 따르면, 김 의원 측은 자신이 대표였던 브랜드호텔이 B사와 S사로부터 받은 총 1억7820만원에 대해 "국민의당 PI(당 상징 문양) 등을 개발하고 정당하게 받은 돈"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돈을 국민의당이 아닌 B사와 S사로부터 받고, 허위 계약서를 작성한 부분 등과 관련해서는 "왕 부총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했다. 김 의원 측은 왕 부총장이 "국민의당과 관계없는 일로 하라"는 이야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도 이와 관련해 당시 국민의당 회계 책임자였던 사무총장 박선숙 의원의 이름은 의견서에서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관위는 B사와 S사가 브랜드호텔과 하도급 계약을 맺고 2억원 가까운 돈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박 의원과 왕 부총장이 상당한 의견 교류를 했다고 보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B사 대표 등 관련자 진술을 통해 두 사람을 공범(共犯) 관계라고 보고 검찰에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고발한 것"이라며 "총괄 책임자는 박 의원이지 왕 부총장이 아니다"고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들도 "왕 부총장이 박 의원 결재 없이 회계 처리 등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위치가 아니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당이 김 의원의 브랜드호텔을 선거홍보업체로 선정하는 데도 역할을 했다. 김 의원 측 의견서에는 "지난 2월 중순 박 의원과 왕 부총장이 인재영입위원장이던 김영환 전 의원의 소개로 찾아왔다"고 돼 있다.

검찰 출두 - 불법 정치 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이 23일 서울 서부지검에 출두하며 머리카락을 쓸어올리고 있다.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김 의원은 “리베이트 같은 건 절대로 없었다”고 했다.
검찰 출두 - 불법 정치 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이 23일 서울 서부지검에 출두하며 머리카락을 쓸어올리고 있다.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김 의원은 “리베이트 같은 건 절대로 없었다”고 했다. /김지호 기자
이 자리에서 브랜드호텔 측은 박 의원에게 선거 홍보 업무를 맡는 조건으로 "디자인 개발 비용 1억원을 선금으로 입금하고, 안 대표가 공식적으로 브랜드호텔에 방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후 실제로 안 대표는 3월 3일 박 의원 권유에 따라 브랜드호텔을 찾았다. 이날부터 브랜드호텔은 국민의당 홍보 업무를 맡게 된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브랜드호텔이 요구한 '선금 1억원'은 당이 아닌 B사가 지급했다. 김 의원 측은 "이것도 왕 부총장의 지시"라고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이런 계약 관계를 사무총장인 박 의원이 모르기는 어렵다"고 하고 있다. 지난 3월 23일 비례대표 명단 확정을 앞두고 새벽 1시 김 의원 측에 전화를 걸어 '비례대표 7번'을 제안한 것도 박 의원이었다.

왕 부총장은 지난 16일 검찰 조사를 받았고, 박 의원은 이번 사건 연루자로 27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국민의당에선 "2012년 대선 때부터 안 대표를 도운 핵심 멤버인 박 의원의 개입이 사실로 밝혀지면 안 대표도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도 당선 안정권인 비례대표 5번을 받아 당선됐다.

한편, 검찰은 이날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을 소환해 조사했다. 서울 서부지검 윤희식 차장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가 고발한 내용을 토대로 김 의원의 브랜드호텔로 오간 돈이 정치자금 기부행위에 해당하는지 조사 중"이라고 했다. 윤 차장검사는 "정치자금이 직접 전달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채무가 변제되거나 내야 할 돈을 제3자가 대납하는 경우도 똑같이 법 위반"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이 브랜드호텔에 지급할 돈을 B사와 S사가 대신 줬다는 게 사실이면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다만 검찰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공천 헌금 의혹 등에 대해선 수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지검 관계자는 "공천헌금은 수사 범위가 아니다"며 "당사 압수 수색 등도 계획에 없다"고 했다.



[인물 정보]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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