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코너] 하·호·허 번호판 몸살… 제주 "렌터카 총량제"

    입력 : 2016.06.24 03:00

    공항 주변車 63%가 렌터카… 주차장 전쟁터
    업체 4년만에 40개 늘어… 하루에 2만원, 출혈 경쟁까지
    총량제 추진에 정부는 "안돼"

    [핫 코너] 하·호·허 번호판 몸살… 제주
    지난 19일 가족 여행을 마친 한모(52)씨는 렌터카를 몰고 제주공항 진입 도로에 들어섰을 때 눈앞이 캄캄했다. 공항으로 들어가는 차량들이 편도 2차선 도로를 꽉 채우고 있었다.

    간신히 들어간 공항 주차장은 더 가관이었다. 렌터카 업체 반납 담당 직원을 찾는 차들이 뒤엉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한씨는 출발 시각 15분을 남기고 가까스로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한국공항공사 직원은 "렌터카가 한꺼번에 몰리는 주말과 성수기에는 말 그대로 북새통"이라고 말했다.

    제주도가 '렌터카 총량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우후죽순 늘어난 렌터카들로 인해 심각해진 교통 체증과 교통사고를 줄여보자는 것이다. 제주도에선 차량과 차고지·사무실 등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명시된 기준을 갖춰 등록하면 렌터카 영업을 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제주 지역 렌터카 업체는 2013년 63개에서 올해 현재 103개로 4년 만에 40개가 늘었다. 렌터카 숫자도 2013년 1만6423대이던 것이 올 4월 말 현재 2만7150대로 3년 새 65% 급증했다. 제주국제공항 주변 주요 도로를 오가는 차량의 62.8%가 렌터카라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다.

    렌터카 업체들의 과당 경쟁으로 12만원 선이던 중형차의 1일 대여료는 2만원 아래로 떨어지는 일도 생겼다. '덤핑'을 해서 고객을 끌어들인 일부 렌터카 업체는 차량 보험료와 공항 주차료를 이용자에게 부담시키기도 한다. 렌터카 급증은 택시 영업에도 영향을 미쳐 제주도가 예산을 들여 택시를 감차(減車)해야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제주 지역 렌터카 교통사고도 2013년 394건에서 지난해 525건으로 크게 늘었다.

    제주도는 오는 9월부터 제주공항에서 설치한 '렌터카 하우스'를 폐쇄하고, 제주공항 안에서 렌터카 배차·반납을 금지하기로 했다. 대신 관광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공항과 렌터카 업체를 왕복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또 렌터카 업체 등록과 관련한 권한을 정부로부터 넘겨받아 '렌터카 총량제'를 조례로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는 렌터카 총량제가 기존 업체들에는 특혜가 될 수 있고, 요금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이다. 이 때문에 제주도 뜻대로 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지역 정보]
    렌터카로 몸살 앓는 제주도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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