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C형 간염 방치, 국가적 손실 자초한다

조선일보
  • 최문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입력 2016.06.23 03:02

최문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
최문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우리나라 40~50대 남성의 암 사망 최대 원인은 간암이다. 간경화 혹은 간암의 가장 큰 원인은 B형 간염(60~70%)이고, 15~20%는 C형 간염이 악화돼 발병한다. 따라서 B형 간염과 C형 간염을 없앨 수 있다면, 국민 상당수가 간경화와 간암의 공포에서 해방될 것이다.

유병률이 8~10%이던 B형 간염은 그동안 국가적 관리를 통해 성인 유병률을 3%대까지 줄인 반면, 유병률 1% 내외인 C형 간염은 좀처럼 줄지 않아서 문제이다. 오히려 최근 발생한 C형 간염 집단 감염에서 보듯,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 C형 간염을 효과적으로 완치시킬 약제들이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1년 가까이 온갖 부작용을 감수하고 주사 치료를 해도 완치율이 50% 내외였지만, 이제는 3~6개월의 경구약 치료로 90~95%의 환자를 별 부작용 없이 완치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런 치료법이 있어도 환자가 감염 사실 자체를 모르거나, 알고도 치료 기회를 놓친다면 소용없다. 우리나라의 C형 간염 환자 중 발병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35%에 불과하고, 진단받은 환자가 치료받는 비율도 40%에 그친다. 그러다 보니 상당수가 간경화 혹은 간암으로 진행한 후에야 뒤늦게 찾아와 안타깝다.

C형 간염이 진행하기 전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는 것이 보건경제학적으로 국가적 의료비를 줄이는 길이다. C형 간염 검사를 해두면 간암 발생을 줄일 수 있고, 특히 40대에 검사하면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런데 B형 간염 표면항원 검사는 국가검진에 포함된 반면 C형 간염은 유병률이 낮은 편이라는 이유로 제외돼 있다. 일본은 전 국민을, 미국은 베이비 붐 세대를 대상으로 C형 간염 검사를 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C형 간염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이를 위해선 상대적 고가인 C형 간염 약제의 보험 급여를 서둘러 확대하고, 의료비 지원도 늘려 환자들이 쉽게 조기 치료하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 C형 간염의 조기 진단과 적극적 치료는 개인에게도 득이고, 궁극적 의료비 절감을 통해 사회경제적 혜택으로도 돌아올 것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키워드 정보] C형 간염의 예방법은?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