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나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했던) 2011년 당시나 김해공항 확장안(案)이 경제성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결국 같은 맥락의 판단이 내려진 겁니다."
박재완〈사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11년에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유보한다고 결정 내리면서도 가덕도·밀양 신공항 건설안과 함께 김해공항 확장안의 장단점에 대해서 따져본 바 있다"면서 "그 당시에도 김해공항을 확장하면 돈이 덜 들고 기존시설 유휴화 문제가 없다는 장점이 부각된 바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2011년 당시 신공항 관련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 장관은 아니었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대통령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지내고 고용부·기재부 장관을 연이어 맡으며 신공항 추진에 깊숙이 관여했었다.
그는 만약 김해공항이 없는 상황에서 공항이 필요하다면 밀양이나 가덕도에 새로 들어서는 것이 맞겠지만 기왕에 김해공항이 있는 상태에선 두 곳 모두 비용 대비 편익비율(B/C)이 낮게 나왔다고 말했다. 드는 돈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9년 당시 정부는 가덕도와 밀양의 B/C를 각각 0.7과 0.73이라고 밝혔다. "도로만 추가로 완비되면 김해공항과 경북 지역의 거리도 그리 멀지 않고, 가덕도와의 거리도 짧기 때문에 굳이 신공항을 지을 '차별화 포인트'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왜 2011년에 진즉부터 '김해공항을 확장하자'고 제시하지 않았을까. 박 전 장관은 "판단을 '유보'한 것도 중요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2011년 당시엔 김해공항이 포화 상태에 이르기까지 10년 넘게 남아 있을 것으로 봤고, 예측이란 게 부정확할 수 있으니 공항 이용객 추이를 좀 더 살펴보고 훗날 정해도 늦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는 "그 당시 두 지역 중 한 곳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 결국 우리나라 전체에 도움이 됐다고 본다"고도 했다. 박 전 장관은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초래될 비용은 신공항 건설 비용을 넘어서 엄청나게 추가로 소요된다"며 "이번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 결정은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