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연을 꼭 엄숙한 공연장에서 보란 법은 없다. 피아니스트 박창수(52)가 2002년 서울 연희동 집 2층 마룻바닥에서 시작한 작은 음악회인 '하우스 콘서트'가 그렇다. 낯선 사람끼리 어깨와 무릎을 맞대고 도탑게 앉아 공연을 감상토록 하면서 온몸으로 음악을 즐기는 문화를 퍼뜨리더니 급기야 지난해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북미, 남미 등 6대주에서 한 달 내내 공연을 여는 음악 축제를 펼쳤다.

지난해 7월 31일 저녁 인천 송도의 한 복합 문화 예술 공간에서 열린‘2015 원 먼스 페스티벌’폐막 공연에서‘김영희 무트댄스’의 창작 춤을 감상한 관객들이 팸플릿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2016 원 먼스 페스티벌(ONE MONTH festival)'은 올해 다시 전 세계에서 펼치는 글로벌 버전 하우스 콘서트. 다음 달 1일 아코디언 연주자 알렉산더 셰이킨과 바이올리니스트 김현수를 시작으로 중국, 일본을 비롯해 인도, 영국, 독일, 스페인, 스웨덴, 미국, 칠레, 부르키나파소 등 세계 26개국에서 323개 공연이 날마다 펼쳐진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피아니스트 이경숙, 색소폰 연주자 강태환과 더불어 피아니스트 김선욱·김태형, 비올리스트 마빈 문·이한나, 첼리스트 이정란, 해금 연주자 강은일, 소리꾼 장사익, 팝핀현준과 박애리 부부 등 각 장르 예술가 1500여 명이 자발적으로 동참한다.

원먼스 페스티벌은 인터넷으로 실시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실제 공연은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을 포함해 전국 초·중·고등학교, 서울 성수동의 분위기 좋은 카페, 갤러리, 수도원, 공원 등 다양한 공간에서 열린다. 원 먼스 페스티벌 홈페이지(www.onemonthfestival.com)에 들어가 '페이스북 라이브 보기'를 클릭하면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그 시각 열리고 있는 공연을 보고 들을 수 있다. 페스티벌 중 일부는 연주자가 자신의 집이나 스튜디오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접속한 온라인 관객만을 대상으로 30분간 짧게 연주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올해의 부제가 '일상에 살아 있는 예술(Arts Alive)'인 만큼 공간과 장르, 참여자의 경계를 허물고 좀 더 다채로운 성격이 공연 안에 공존하도록 만들려는 취지다. 페이스북 라이브를 본 관객은 프로 연주자가 아니어도 악기 연주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주최 측에 알리면 '리액팅 스테이지'를 통해 자신만의 공연을 선보일 수 있다. (02)576-7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