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근의 경제학 책갈피] 노인 구하기는 이제 그만… 노인이 세상을 구하게 하라

  •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입력 : 2016.06.18 03:00

    폴 어빙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사진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2050년까지 가장 빠르게 늙어갈 나라는 일본, 한국, 홍콩 등이다. 미국 통계국은 2050년 일본, 한국, 홍콩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을 40.1%(1위), 35.9%(2위), 35.3%(3위)로 각각 예측했다. 세 명에 한 명 이상이 노인이라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는 이로 인해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저성장이 고착화될 것을 우려한다. 여기에 '다른 시각'을 제시하는 책이 나왔다. 미국 밀켄 경제연구소가 발간한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아날로그)'이다.

    고령화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면 이제 노인들을 어떻게 구할지는 그만 이야기하고 노인들이 이 세상을 어떻게 구할 것인지 이야기하자는 게 이 책의 주장이다. 어떤 이들은 70세가 넘은 정치지도자에 대해 나이가 많다고 비판하지만 다른 사례도 많다. 워런 버핏은 87세의 나이에도 전설적 투자자로 명성이 자자하고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역시 70대에 국가 분쟁에서 탁월한 중재 역량을 보였다.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책 사진

    젊은 사람은 빨리 배우지만 나이 든 사람은 축적된 지식의 양 자체가 많고 풍부한 경험이란 강력한 무기가 있다. 작년에 개봉한 영화 '인턴'에서 70세의 로버트 드니로가 30세의 CEO를 도와 회사를 잘 이끈 것도 바로 경험 때문이다. 노인들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근거는 또 있다. 경제의 영역에서다. 이들은 금융시장과 산업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다. '50+(플러스) 세대'는 능력도 있고 일할 의지도 있는데 일이 없는 50~64세 사람들을 가리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미국 양도성 예금증서의 85%, 채권과 주식의 79% 등 모든 금융자산의 72%를 소유하고 있다. 이쯤 되면 미국 금융시장은 '50+'세대가 좌지우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에서 생산한 차량의 49%, 고급차량의 48%, 호화 여행상품의 60% 그리고 각종 주류의 51%를 이들이 구입한다. 또한 손주들의 옷 역시 엄마 아빠보다 50+ 세대가 더 많은 돈을 쓴다.

    이 책의 원제는 '고령화의 괜찮은 면'이다. 우리 경제의 저성장 고착화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고령화의 괜찮은 면을 개척하는 것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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