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 주목하라" "핵심 콘텐츠에 투자하라" 에릭슨 CEO가 도전 직면한 언론에 준 충고

    입력 : 2016.06.09 15:23 | 수정 : 2016.06.09 15:58

    에릭슨 CEO 한스 베스트베리가 지난 달 말 영국 런던에서 열린 INMA 세계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에릭슨(Ericsson)은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우는 이통통신분야의 글로벌기업이다. 에릭슨은 스웨덴 발렌베리 그룹의 계열사이다. 스웨덴 전체 인구는 972만여명으로 서울 인구수보다도 적다. 에릭슨이 이런 내수(內需)의 불리함을 이겨내고 세계적 강기업(强企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은 시대를 앞선 혁신과 변화였다.
    에릭슨은 1970년대 초반 이미 스웨덴 국내에 무선통신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1980년엔 자동차에서 사용할 수 있는 1세대 아날로그 휴대전화를 시장에 내놓았다. 요즘 초등학생도 알고 쓰는 블루투스를 1994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무료로 관련 기술을 공개해 세계 표준으로 만든 기업도 에릭슨이다. 에릭슨은 올해 2월에는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고 있는 LTE보다 정보전송속도가 200~300배 빠른 5G 무선 장비를 세계에서 처음 시연했다. 에릭슨은 5~6년내에 5G가 일반화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당장 KT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방송 등에서 5G를 구현하겠다고 광고하고 있다.
    언론매체들이 ’디지털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 ‘페이월(유료화)’ 같은 여러 도전과 과제에 직면해 있는 지금 에릭슨의 혁신·변화를 통한 생존 전략은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되기에 충분하다. INMA(국제뉴스미디어협회)가 지난 달 말 런던에서 개최한 세계 총회에 에릭슨 CEO 한스 베스트베리(Hans Vestberg·위 사진)를 연사로 특별 초청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기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병호)의 지원을 받아 이번 INMA 총회에 참석해 베스트베리의 강연을 들었다. 베스트베리는 ‘소비자 플랫폼’ 섹션의 ‘모바일과 소비자 혁명’ 주제 강연에서 언론 매체들에게 “모바일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라” “매체별 핵심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강연 내용과 일문일답 요약.
    ▨강연 요지
    통신기술이 아무리 발전됐다고 해도 갈 길이 멀다.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큰 잠재력이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지구의 인터넷 사용자는 20억명을 조금 넘는다. 이것이 5년이 지나면 두 배로 커질 것이다. 지구 인구 가운데 40억 넘는 사람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말이다.
    아프리카의 경우 모바일통신 가입자가 7000만명 정도다. 이것이 5년 정도 지나면 7억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모바일 이용자가 많아진다고 해도 (세계 전체 인구 78억명 가운데) 17억명은 여전히 모바일을 전혀 사용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나 통신인프라, 전력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5년 통신기술 시장에서 가장 의미 있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콘텐츠 소비가 모바일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에릭슨 TV 미디어 연구소의 지난 해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TV나 비디오 콘텐츠를 본다는 사용자수가 2012년에 비해 3년만에 71%나 늘었다. 또 전체 조사대상자의 42%가 “내가 원하는 곳 어디서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TV·비디오 콘텐츠를 보기 원한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의 이런 욕구를 해소시켜주기 위해 필요한 것이 ‘네트워크화한 사회’(networked society)이다. 네트워크 소사이어티 구축은 5차 기술혁명을 의미한다.
    모바일과 초고속인터넷, 클라우드가 결합된 5차 기술혁명은 우리에게 매우 어려운 과제이면서도 도전의 기회이다.

    10년전만해도 텔레콤 사업의 처음과 끝은 소비자들이 전화기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었다. 지금 휴대전화 사용자들은 모바일기기를 목소리 전달이 아니라 데이터 통신에 주로 쓴다.
    사람들은 이전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의 90%를 목소리 통화에 썼지만 지금은 80% 이상을 목소리 통화가 아닌 곳에 쓴다. 이런 방향에 비춰보면 지난 5년 동안의 변화는 앞으로 일어날 변화의 전주곡에 불과했다고 본다. 이 같은 통신산업(텔레콤)의 변화는 다른 산업의 변화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업종이 무엇이든 ‘모빌리티+브로드밴드+클라우드’의 세 요소가 결합된 형태로 사업의 핵심이 바뀌게 될 것이다.

    언론매체도 이 흐름을 타고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 언론은 자신들만의 뉴스 콘텐츠를 이용해 변화의 선봉에 서야 한다. 그 변화는 언론 여러분에게만 한정되진 않을 것이다.
    모바일의 경우 5G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5G는 2020년이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5G는 4G보다 속도가 350배나 빠르고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다. 언론은 지금부터라도 5G 세상에서 뭘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5G가 구현되면 관련 업계의 랜드스케이프가 변화할 것이다. 이 변화로 업무의 효율성이 올라가고 더 많은 사용자들이 연결된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2016 INMA 세계 총회 참석자들이 구글에서 전시한 VR 관련 기기들을 관람하고 있다.

    ▨질의 응답
    -5G로 가능한 것이 무엇인가.
    “사회 네트워크가 강화될 것이다. 클라우드에 직접 연결해서 원격 수술, 원격 교육 등이 가능해진다. “

    -에릭슨은 과거에 발이 묶여 있지 않고 계속 혁신과 변화를 시도해 오늘의 성과를 이뤄냈다. 언론 산업도 변화가 필요한 것은 알지만 과연 무엇이 ‘넥스트(next)’인지 잘 모르겠다. 스마트워치, VR 등 여러 아이디어가 나오지만 막상 크게 터진 획기적 아이템은 아직 없다. 언론이 매달려야 할 ‘넥스트 빅씽’(next big thing)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모든 기업에게는 코어 비즈니스(core business·핵심 사업)라는 게 있다. 언론의 경우 그것은 콘텐츠일 것이다. 매체마다 핵심으로 생각하는 콘테츠는 절대 버리지 말아야 한다. 에릭슨에게는 모바일 네트워크가 코어 비즈니스이다. 나는 어떻게 하면 이런 코어 사업 영역뿐 아니라 신생 영역까지 적절히 균형을 맞춰 투자를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대략 핵심과 신생에 5대5로 투자 금액을 나누는 편이다. 10년 앞을 내다보고 투자하되 핵심 사업과 신생 사업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노베이션(혁신)이 중요하지만 핵심 사업과 따로 놀아선 안되고 항상 연결돼 생각해야 한다.
    매킨지(세계적 투자자문회사)는 (투자 영역을 하나만) 고르라고 하는데 말이 되는가. 이 시대에 한 두 개(사업)만 하는 게 말이 되나. 물론 (안되는 사업은) 접어야 하겠지만 그것도 단순하진 않다.”

    -어디에서 핵심 트렌드에 관한 정보를 얻나.
    “나는 13개 신문을 구독하고 있는데 전부를 읽진 못한다. 180개국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정보를 선택하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내 주변에 좋은 보좌진이 많다. 그들이 (신문을) 읽고 내게 요점을 설명해 준다. 아내와 아이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로컬 뉴스를 전해 준다.”

    -영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2020년이면 모바일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콘텐츠의 90%가 비디오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서 2020년까지 해마다 데이터 전송량이 엄청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언론사들로선 늘어나는 영상 콘텐츠들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원활하게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페이스북과 같은)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들은 언론사들에게 자신들을 올라타라고 하고 있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나.
    “언론사의 입장에선 고객과 어떻게 소통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콘텐츠 보급을 늘리기 위해 플랫폼을 이용하는 게 좋은지 아니면 고객과 직접 상대하는 게 좋은지 판단해야 한다.
    중요한 건 매체들이 현재 갖고 있는 자신만의 핵심 브랜드로 소비자들이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회사들도 이제는 못할 사업이 없다. 거기에 독자들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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