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공항이 중국 기업에 인수될 예정이라고 영국 로이터통신이 7일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은 올 들어 유럽 항구와 공항 등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어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신실크로드) 전략이 알프스 산맥을 넘어 유럽 중심부로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 이첸(益謙) 무역유한공사는 독일 서부 라인란트팔츠주(州)가 보유 중인 프랑크푸르트 한(Hahn) 공항 지분 82.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는 약 1000만유로(약 132억원)로 알려졌다. 이첸 측은 독일 헤센주(州)가 보유한 나머지 지분 17.5%에 대해서도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과거 미군이 군용 공항으로 사용했던 이 공항은 최근까지 아일랜드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가 환승 공항으로 이용해왔다. 하지만 10년 전 400만명이던 이용객이 지난해 270만명으로 급감하고, 화물 처리량도 2011년 28만6000t 에서 지난해 8만t으로 떨어졌다. 이첸 측은 공항을 인수하는 대로 화물 처리 용량을 늘리는 등 대대적인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인수 건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를 다시 열려는 중국의 전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 4월에는 중국 국영 해운회사인 중국원양운수(COSCO)가 '지중해 배꼽'으로 불리는 그리스 피레우스 항구 지분 67%를 인수했다. 같은 달 중국 국영 금융그룹인 광다(光大)그룹은 알바니아의 티라나 국제공항을 인수했다.
2013년 9월 시진핑 주석이 처음 제시한 일대일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44억 인구(전 세계 63%)와 21조달러 경제권(전 세계 29%)을 새로운 실크로드로 묶는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