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지난달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를 선보이며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지만, 소상공인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 중인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를 선보이며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지만, 소상공인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여기에 회사가 지난 5개월간 이용자들이 카카오톡 대화방에 공유한 웹문서 링크 주소(URL)를 무단 수집해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지난 1일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연합회는 여의도 국회에서 대리운전시장에 진출한 카카오의 골목상권 진출을 비난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카카오가 오프라인 업종을 온라인으로 장악하게 되면 골목상권은 대비할 시간도 없이 순식간에 초토화될 것”이라며 정부에 실태조사를 요구했다.

지난 1일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연합회는 여의도 국회에서 대리운전시장에 진출한 카카오의 골목상권 진출을 비판했다.

지난해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는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출시한 카카오는 오프라인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연결해주는 O2O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월 말 모바일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 ‘카카오 드라이버’를 출시했고 현재 가사도우미·미용·주차장·세탁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의 O2O 사업은 전부 검토하고 있으며 가능하면 모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O2O 시장 진출은 이용자 편의를 높이고 관련 시장을 키운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카카오의 사업 확장이 신생 스타트업과 기존 소상공인들의 시장을 뺏어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스타트업의 경우 카카오가 같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만으로도 투자 유치가 어려워진다. 대기업과 경쟁하는 스타트업에 선뜻 투자에 나설 투자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가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지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클’은 추진했던 투자 유치가 불발됐다. 이미 제한된 법제도에 발목이 잡혀있던 이 업체는 투자마저 받지 못하자 문을 닫았다. 수년간 가사도우미 사업을 운영해온 20여개 업체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카카오는 연내 모바일 홈클리닝(가사도우미) 중개 서비스 ‘카카오홈클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시장 침해가 아닌 상생과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한다”며 “소상공인들과 소통을 통해 서비스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카카오가 개인 간 주고받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공유한 URL을 사용자에게 알리지 않고 수집하여 포털사이트 다음 검색에 내보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사용자들의 대화 내용을 감청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면서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조사에 착수했다.

카카오는 2일 블로그에 공식 사과문을 올리고 “이미 검색이 허용된 웹주소를 다음 검색에 연동해왔으며, 검색 서비스 기능을 높이는 데 활용했다”며 “카카오톡 대화나 이용자 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웹주소만 사용한 것이라 문제라고 생각 못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과 다음 포털 웹문서 연동 기능을 중단하고 문제가 된 URL은 전부 삭제했다.

카카오가 지난 2일 공식 블로그에 올린 사과문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는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카카오가 짧은 시간 안에 덩치가 커지면서 이전과는 다른 문제에 부딪히고 있는데,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만큼 사업 확장은 원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이라며 “다만 기존 상권과의 상생을 뒷받침해주는 제도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6월부터 연이어 출시될 카카오의 가사도우미·미용·주차 서비스도 기존 시장을 일부 잠식하겠지만, 카카오택시가 기존 콜택시 시장을 10배 이상 키울 수 있었던 것처럼 전반적인 파이를 키우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