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낳을 것" vs "사용 안돼" 뇌사남 정자(精子) 놓고 약혼녀-부모 줄다리기

    입력 : 2016.06.02 15:49

    /연합뉴스
    중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뉴질랜드 30대 남성의 정자(精子)를 놓고 부모와 약혼녀가 갈등을 빚고 있다.

    호주 여성 리스 패터슨(43)은 지난 4월 숨진 뉴질랜드인 약혼자 토니 딘(34)의 정자로 아기를 갖고 싶어 하고 있으나, 딘의 부모는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2일 뉴질랜드 언론들이 보도했다.

    패터슨은 지난해 8월 온라인에서 딘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만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딘은 패터슨을 만나기 위해 호주로 건너갔다. 하지만 얼마 뒤 희귀 혈액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게 됐다.

    딘의 연인이 된 패터슨은 정성을 다해 딘을 돌봤다. 두 사람은 변함없는 사랑을 약속하는 의미로 지난해 10월 약혼식도 올렸다.

    하지만 지난 4월 중순 딘은 혈액병이 악화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딘의 생명유지 장치도 제거됐다.

    딘을 열렬히 사랑했던 패터슨은 딘의 아기를 갖고 싶었다. 그녀는 딘에 대한 뇌사 판정이 내려진 다음날 곧장 호주 최고법원에 딘의 몸에서 고환과 정자를 채취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긴급 신청서를 제출했고, 허가서를 받아냈다.

    호주 최고법원은 해당 허가를 내주면서, 패터슨이 나중에 사용 신청서를 냈을 때 딘의 고환과 정자를 쓰도록 이를 체외수정전문기관에 보관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딘의 부모는 “아들의 정자를 어떤 목적으로도 사용하는 데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딘의 부모는 변호사를 통해 “아들이 사경을 헤맬 때 병원을 찾았다가 패터슨은 처음 보았다면서 잘 알지도 못하는 패터슨이 딘의 정자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딘 부모의 변호사는 "지금은 그들에게 아주 힘든 시기"라며 아들을 잃어 가슴이 아픈 데 또 다른 문제까지 겹쳐 마음고생이 심하다고 딘 부모의 심경을 전했다.

    이에 패터슨의 변호사는 “패터슨이 언젠가 딘의 정자를 사용하겠다는 신청서를 내게 될 것”이라며 "정자가 냉동되면 10년 정도 보관할 수 있어 서두를 이유는 없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리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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