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정신질환 치료 방해하는 사회적 편견

  • 권준수 서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입력 : 2016.05.30 03:00

    권준수 서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권준수 서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최근 발생한 강남역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조현병 환자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신질환자의 범죄 및 폭력 위험성이 높다는 정보가 확산하고 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대검찰청 범죄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정상인의 10분의 1 정도로 매우 낮다. 이에 신경정신의학회는 조현병이 살인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조현병에 대한 극단적인 사회적 혐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사회적 인식 개선과 편견 해소를 위해 지난 2011년 '정신분열병'에서 '조현병'으로 병명을 바꿨다. 하지만 조현병에 대한 자극적이고 단정적인 메시지가 쌓여 편견은 사라지지 않고,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자들이 쉽게 집 밖으로 나설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현재 각종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 약 500만명 중 한 해에 치료를 받는 환자는 약 200만명에 불과하다. 치료를 시작한 환자도 사회적 편견 등으로 인해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한다. 절반 이상의 환자가 2년 이내에 재발을 경험한다.

    조현병 재발이 잦은 가장 큰 이유는 '약물 비순응' 문제다. 재발 환자 입원 사유의 절반에 해당한다. 질환의 특성상 환자 스스로 약을 매일 먹기 어렵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환자 스스로 약 복용을 중단해 재발이 잦다. 그런데 최근 '장기지속형 치료제'가 개발됐다. 1회 주사로 한 달간 약효가 지속돼 환자의 재발 및 재입원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 환경도 좋아졌다. 외래 환자 진료비 본인 부담률을 최대 60%에서 20%로 낮추고, 상담료 수가를 현실화하여 약물 처방 위주에서 좀 더 심층적인 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높은 비용 부담 때문에 지속적 치료가 어려운 최신 정신요법 및 의약품에 대한 건강보험적용을 확대하고, 장기 지속형 약물의 보장성 확대로 정신과 치료에 대한 개인의 부담도 완화했다.

    문제는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다. 조현병은 병원과 지역사회 통합적인 치료 모델이 더욱 효과적이다. 입원 환자가 아닌 외래 환자의 경우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주변인과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 뒤따라야 재발을 방지하고, 성공적인 사회 복귀가 가능하다. 그렇게 되려면 조현병 환자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을 줄이고 작용 가능한 실질적 해결책에 집중해야 한다.

    [키워드 정보] 조현병(정신분열증), 재발율 높은 이유과 재발 징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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