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후천적 원인 달라도 수술로 개선 가능"

조선일보
  • 이준성 객원기자
    입력 2016.05.30 03:00

    인공와우 명의 김리석 교수

    "인공와우는 단순히 소리를 듣는 것을 넘어 난청인들이 사회 생활에 필요한 청능 수준까지 가능하게 합니다. 전혀 못 듣는 환자분들에게는 작은 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소리를 통해 정서적 안정을 얻고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겠죠. 또한 보청기로 소리는 들을 수 있으나 소리 분별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인공와우 수술로 세상과 소통하고 함께 어우러지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부산 동아대병원 이비인후과 김리석 교수는 인공와우 권위자다. 대한청각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아시아태평양 인공와우이식학회(APSCI) 이사와 국제 청각유발반응학회(IERASG)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그의 인공와우 수술 경력은 무려 1000회에 육박한다.

    김교수는 인공와우 수술은 가능한 빨리, 양이(兩耳)를 모두 할 것을 추천했다. "다른 문제가 없다면 돌 전에 수술하는 것이 가장 예후가 좋습니다. 뇌의 청각 가소성(plasticity)은 어릴수록 크기 때문에 조기에 소리를 듣고 말하는 것을 학습시켜야 언어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김교수는 난청 조기진단 캠페인을 주도해 '신생아 청각 선별검사'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출생 직후부터 선별검사를 통해 선천성 난청 여부를 확인하고, 2~3개월 간격으로 아동의 청능 및 언어 능력의 발달 정도를 평가해 보청기를 사용해도 청각발달에 진전이 없을 때에는 조기에 인공와우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2004년 우리나라에서 양이 인공와우 수술을 처음 집도한 김 교수는 "양쪽 귀로 모두 들을 수 있어야 일상의 소음 속에서 소리 변별과 소리의 방향 인지를 잘 할 수 있게 된다"라며 두 귀로 듣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인공와우 수술에 대한 건강보험은 만 15세 이하 어린이는 양쪽 귀 모두 적용, 만 15세가 넘으면 한쪽에만 적용된다.

    김 교수는 선천적으로 듣지 못하는 아이가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것은 부모의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을 덜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평생 투자될 사회의 복지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구세군의 인공 와우 이식 수술 사업과 같은 사회의 지원은 사회적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단지 소리를 듣고자 하는 것이 수술의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각자 사회 생활에 필요한 청능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도 인공와우 수술을 실시합니다. 학생이라면 수업을 듣고 학습할 수 있는 수준, 성인은 직업을 가지고 사회에서 생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겠죠."

    보청기로도 소리를 들을 수는 있지만 그 소리를 정확히 구분하고 인지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 보청기를 착용하고 어음명료도 검사에서 8~14%에 그치는 환자들도 인공와우 수술 후에는 보통 85% 전후까지 개선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처럼 선천적, 후천적 난청 원인이 각각 다르고 들리는 정도에 차이가 있어도 이들에겐 공통적으로 인공와우 수술이 최선의 도움이자 희망이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공와우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인공와우 수술로 선천적, 후천적 난청이 확실히 개선될 수 있음에도 이런 수술 자체를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난청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공와우 수술자와 가족들이 서로 교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의지하며 함께 올바른 인공와우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동아 와우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김 교수는 "이런 활동들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난청인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더 나아가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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