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2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원자폭탄 피폭지 일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한 것과 관련,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서 최초로 히로시마 현장에서 한국인 희생자를 명시적으로 애도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헌화한 뒤 행한 연설에서 “우리는 이곳에 10만명이 넘는 일본인 남녀와 어린이, 수천 명의 한국인, 십여 명의 미국인 포로를 포함한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왔다(We come to mourn the dead, including over 100,000 Japanese men, women and children, thousands of Koreans, a dozen Americans held prisoner). 그들의 영혼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며 한국인 원폭 희생자들의 존재를 일본·미국인 희생자와 함께 소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공원 내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를 찾지는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이런 역사적인 연설에서 모두에게 한국인 희생자를 미, 일의 희생자와 동등한 입장에서 분명하게 언급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외국 국가 정상의 해외 방문시 동선, 메시지 등 구체 사항은 해당국에서 전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그간 한미 양국은 동맹으로서 모든 이슈에 있어 긴밀히 협의한다는 차원에서 이(히로시마 방문) 문제에 대해서도 각급 채널을 통해 협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히로시마 방문과 관련해 "미측은 전쟁에 따른 '모든' 무고한 희생자를 추모하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통한 평화, 안정 추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비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고 거듭 설명했다.
외교부는 그러나 이날 대변인 차원의 논평 등의 형태로 공식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