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신임 법무비서관에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의 최철환 변호사가 임명됐다. 전임 곽병훈 법무비서관도 김앤장 변호사였다. 김앤장은 박근혜 정부에서만 5명의 민정수석실 비서관을 배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노무현 정부 때의 박정규 민정수석 시절부터 따지면 연이은 세 정부에서 8명의 김앤장 변호사가 청와대 민정 라인에 임명됐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권부(權府) 안의 권부'라는 말을 들을 만큼 공직 기강, 인사 검증과 관련해 민감한 정보를 다루고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이다. 권력 핵심 자리가 특정 로펌 출신들로 계속 채워지면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정보력, 연줄, 영향력이 한군데로 모이면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을 때보다 훨씬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김앤장 출신들은 정부 요직에 들어갔다가 임기가 끝나면 김앤장에 복귀하는 사례가 많다. 청와대만 아니라 장·차관 출신 가운데도 퇴직 후 김앤장에 들어가 고문 직함을 갖고 일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공직의 영향력이 김앤장의 이해관계에 유리하게 동원될 소지가 없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김앤장의 주요 고객은 국내외 대기업들이다. 김앤장과 정부 요직들과의 연계로 인한 영향력이 대기업 이익을 위해 동원될 가능성도 높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김앤장이 가해 업체를 위해 무리한 법률 조언을 한 것 아니냐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정부의 핵심 자리들이 '김앤장의 지정 좌석'처럼 비치는 현실에 대해 정부가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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