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가장 우둔한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 명"이라는 외신의 혹평이 나왔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1일(현지시각)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 문제를 다루면서 반기문 총장에 대해 "그를 두둔하자면, 반 총장은 예의바르고 올곧은 성품으로 지난해 파리 기후변화협정 합의 같은 외교적 성과를 내기도 했다"고 평하면서도 "그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눌변이고, 의전에 집착하며, 자연스러움이나 깊이가 부족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는 9년이나 임기를 수행했는데도 실수 투성이로, 최근에는 모로코군의 서사하라 주둔을 '점령'이라고 불러 모로코 정부가 평화 유지를 위해 파견됐던 유엔 직원을 추방하는데 빌미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반 총장은 지난 3월 북아프리카 순방 중 알제리 남서부 틴두프 지역의 스마라 난민촌을 방문한 자리에서 모로코가 서사하라 지역을 '점령'하고 있다고 말해, 1975년 서사하라를 병합 이후 자치권을 부여하고 있는 모로코 정부를 격노케 했다.

이어 이코노미스트는 "반기문 총장은 유엔이 지금 갖고 있는 결함 그 자체를 상징하는 존재로, 그가 10년이나 임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능력이나 자질을 갖췄기 때문이 아니라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5개국이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는 무난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의 선출 배경에 대해 "중국은 아시아인을 원했고, 미국은 그를 자기 쪽 사람으로 간주했으며, 러시아는 그를 수용가능할 정도의 별 특징 없는 인물로 봤다"고 분석하며 "반 총장은 (유엔 내) 행정 능력이나 (유엔 밖의) 통치 능력 모두에서 실패한 총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피 아난 등 전 총장들에 비해 강대국들에 맞서는 것을 싫어했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말 그가 임기를 마치고 나서 유엔이 다시 (무난한 사람을 선출하는) 똑 같은 실수를 저지를까 염려가 된다"면서 "후임 총장은 '동유럽 출신의 여성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지역이나 성별이 아니라 수많은 난제가 있는 유엔을 잘 이끌 능력이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메르켈 독일 총리가 후보로 나선다면 공개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