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實大 정원감축 강제 법안, 2년 낮잠 자다 어제 폐기

조선일보
  • 박세미 기자
    입력 2016.05.20 03:00

    야당 "부실 사학에 특혜" 반발, 여소야대 20代서도 어려울 듯

    현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추진한 '대학 정원 16만명 감축 프로젝트'가 이처럼 거꾸로 가는 것은 대학 구조조정이 부실(不實) 대학 퇴출 없는 '반쪽짜리'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의 대학을 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정원을 감축하거나 대학 폐쇄, 법인 해산까지 할 수 있도록 한 '대학 구조 개혁에 관한 법률안(대학구조개혁법)'이 지난 2년간 국회 상임위에서 낮잠을 자다 19일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끝으로 자동 폐기됐다.

    2014년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 등이 발의한 '대학구조개혁법'은 정부가 대학 구조 개혁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부실 대학은 강제로 입학 정원을 감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사학 법인이 해산할 때 설립자에게 출연금 일부를 돌려주도록 하는 일종의 '퇴로'를 열어준 것이 쟁점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수차례 대학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법 제정을 호소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이 조항을 '부실 사학에 대한 특혜'라며 반발했다. 또 일각에서는 '부실 사학이 주로 지방에 집중돼 있어 이 지역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들이 부실 사학 퇴출을 반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대학구조개혁법'이 통과되지 않자 정부는 부실 대학에 대해 입학 정원 감축을 '강제'할 수 없고 '권고'하는 수준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정원 감축과 대학 재정 지원 사업을 연계하면서 부실 대학보다 건실한 대학의 정원이 감축되는 '이상한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앞서 18대 국회에서도 부실 사학이 자발적으로 학교 문을 닫을 경우 설립자에게 출연금 일부를 돌려줄 수 있게 한 법안(사립대학 구조 개선의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지만 그때도 비슷한 이유로 자동 폐기됐다. 정부는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다시 대학구조개혁법을 재발의한다는 입장이지만 20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꾸려져 정부 의지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적다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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